기대가 너무 컸나…이달 목표가 하향 135건 '올 최다'

하향 의견 비중 3%대→8%대로
엔씨소프트·종근당 등 눈높이 ↓
"유지·상향도 많아…비관은 금물"


5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약 130여 건의 목표가 하향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답답한 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올해 초 내놓았던 공격적인 주가 전망을 하나씩 접어 드는 모양새다. 올 하반기 국내 증시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시각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분위기 속에 종목별 차별화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목표 주가를 내리겠다는 의견은 총 135건 나온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들어서 가장 많이 나왔다. 목표가 하향 의견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달 3~5% 수준을 보이다 현재는 8%대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다.


게임 업종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견해가 많은 모습이다. 실제 엔씨소프트(036570)의 목표가를 내리는 경우가 총 8번에 달해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아울러 넷마블(251270)(6건), 컴투스(078340)(5건) 등의 눈높이를 낮추는 의견도 상대적으로 잦았다. 이와 함께 종근당(185750)·만도 등의 목표가 하향 조치도 각 5건에 이르렀다.


증권사가 목표가를 내리는 경우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좀처럼 보기 쉽지 않았다. ‘역대급’ 강세장이 찾아오자 증권사들도 과감한 주가 전망치를 쏟아냈다. 실제 1월 목표가 상향 의견은 총 1,172건에 이른다. 이에 반대 주가 전망치를 낮추는 시각은 63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속도가 빠르고 금리 인상 등의 변수를 맞이하면서 시장의 상승 탄력이 점차 둔화되자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는 정도도 올 하반기부터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기존 전망을 조금씩 수정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반면 이를 두고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증시 및 주요 종목이 지금의 부진한 흐름을 뒤로하고 곧 반등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많다는 예상이다. 최근 기존의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는 의견(847건)과 함께 목표가 상향 조정(676건)이 아직 많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가령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이를 반박하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모바일 D램 수요 둔화 우려는 기우라고 진단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기존 전망치인 11만 5,000원, 16만 원으로 유지한다는 리포트를 내놓았다. 하지만 종목별로 차별화가 짙어질 수 있는 흐름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진단도 많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 하반기 종목 간 주가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