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와 닛산이 전기차(EV) 배터리 생산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각 1조 6,000억 원, 2조 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EV 산업 성장과 관련해 배터리 물량 부족 우려가 나오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셈이다.
폭스바겐 등이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까지 배터리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패권 전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배터리 사업 투자액을 전년도의 2배 수준인 1,600억 엔(약 1조 6,229억 원)으로 늘렸다.
도요타는 공장 생산능력 강화 등을 통해 배터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도요타와 파나소닉이 공동출자한 전지 자회사는 일본 효고현과 중국 다롄 공장의 생산 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두 회사의 합작사인 프라임어스EV에너지도 일본·중국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0년도의 2배인 50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닛산도 2,000억 엔(약 2조 287억원)을 투자해 최대 6개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는 배터리 규격을 표준화하기로 합의한 르노와 미쓰비시자동차가 함께한다.
3사 연합은 우선 중국계 전지 제조 업체와 손잡고 일본과 영국에 배터리 공장을 새로 건설할 방침이다. 닛산은 이를 통해 현재 연간 20만 대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9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사 연합은 유럽과 미국·중국에서 4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의 배터리 투자 소식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배터리 확보 방안을 잇따라 발표하는 가운데 나왔다.
포드는 이달 20일 SK이노베이션과 EV용 배터리 셀 생산을 위해 6조 원 규모의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으며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17일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독일 폭스바겐도 3월 15일 신흥 기업과 협력해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에 6개의 전지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닛케이는 “EV 산업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배터리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