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 2분기 폭발…경기민감株 더 간다

◆업종별 '이익 전망치' 변화 보니
SK이노 113%·호텔신라 144%…
화학·철강·유통 등 대폭 상향
배터리·반도체·조선은 낮아져
인플레·공급차질 불안요소 여전
업종 내 저평가 종목 눈여겨봐야


상장사 10곳 가운데 6곳의 올해 이익 전망치가 2개월 전에 비해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확대로 ‘보복 소비’가 2분기부터 본격화 되면서 유통·화학·철강 등 경기민감주들의 실적 전망이 대폭 증가했다. 반면 배터리·반도체·조선 업종은 오히려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이익 상향에 대한 기대감과 주가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어 업종 자체보다는 ‘이익 증가 업종 내 저평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30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평균치)가 있는 기업 256개사 중 163개사(64%)의 수치가 3월 말에 비해 상향 조정됐다. 이 가운데 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큰 폭으로 상향된 기업 수(87개사)가 절반을 넘었다. 2개월 전은 인플레이션 및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적었고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던 때였음에도 최근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수준이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다.


화학·철강·유통 등 경기민감 업종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특히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3월 대비 EPS 추정치 상승률 상위 10위권 중 7개가 경기민감주였다. SK이노베이션(096770)(113.4%), S-OIL(81.7%), 금호석유(011780)(77.9%) 등 화학주가 가장 많았고 현대제철(004020)(125.5%), 세아베스틸(001430)(83.0%) 등 철강주가 뒤를 이었다. 유통·소비주 중에서는 호텔신라(008770)(144.2%)가 10위권에 들었고 아모레G(002790)(33.3%), 신세계(004170)(26.9%) 등이 상위권이었다. 반면 조선·배터리·반도체주는 이익 전망치가 오히려 감소한 곳이 많았다. 대우조선해양(042660)(-149.8%), 대한해운(005880)(-16.4%) 등 조선·해운주의 감소 폭이 컸고 엘앤에프(066970)(-27.9%), 솔루스첨단소재(336370)(-18.3%), 서울반도체(046890)(-6.4%), 월덱스(101160)(-1.5%) 등 2차 전지와 반도체 관련 업체들도 수치가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2분기 보복 소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반적인 기업 이익 컨센서스가 개선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기업들이 수요 급증을 예측하는 데 실패해 공급 차질을 빚었다면 2분기에는 수요에 대응할 여력을 갖추기 시작한 점은 실적 회복을 견인할 핵심 요인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민감주를 포함한 전반적 기업들이 급작스럽게 늘어날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준비가 안된 채로 1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며 “눌렸던 수요가 2분기에 추가적으로 발현되고 업체들이 공급 능력을 회복한다고 볼 때 대부분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에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늘고 유가 등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관련 업종들의 이익 전망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경기민감주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이익 증가 기대감이 실제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더해 인플레이션 가속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 지속 등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분기 기업들이 실적 서프라이즈를 내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불확실 요소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며 “업종 자체보다는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은 기업 중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들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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