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중형 국산 LPG 세단. ‘택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간 고급 수입차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선 ‘카카오 블랙’ 등 고가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지난 4월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손잡고 출범한 우티(UT)는 수입차에 ‘전기차’를 더했다. 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를 동원한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T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신선한 서비스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8일 우티가 열고 있는 ‘서프라이즈 택시’ 행사를 통해 테슬라 택시를 시승해봤다. 우티 서프라이즈 택시는 지난 21일부터 시작했다.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우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를 호출한 사람들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테슬라로 목적지까지 무료로 데려다 준다. 체험은 우티와 협의를 거쳐 일반 이용 시간대 외에서 이뤄졌다. 우티 앱을 켜자마자 곧바로 지도와 함께 목적지 검색 탭이 화면에 표시됐다. 우티 앱은 택시 호출에 집중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특징이다. 우티의 UI는 경쟁사보다 단출해 주로 택시만을 타는 이용자들은 사용하기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택시를 호출하니 ‘앱결제 택시를 찾고 있습니다’ 라는 화면이 나왔다. 경쟁사와는 달리 ‘몇 분 내 거리의 기사님을 찾고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오지 않아 호출이 오래 걸리면 고객 입장에서 애가 탈거 같았다. 이어 ‘우티 서프라이즈 택시 무료 이용 당첨’ 팝업창이 나타났고, 2분 뒤 흰색의 테슬라 모델3 차량이 호출 장소로 도착했다. 국산 세단이 대부분인 다른 택시와 달리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수입 전기차인 테슬라가 등장하자 시선이 절로 갔다.
테슬라 택시를 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통유리로 된 시원한 천장과 운전석 옆에 탑재돼 있는 거대한 태블릿이다. 운행은 테슬라 전문 기사님이 맡았다. 기사 매뉴얼에 따라 불필요한 대화나 과속 주행 없이 30분 동안 편안한 시승 경험을 제공해 줬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과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였다. 테슬라 시승을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거나, 면허나 차량이 없지만 전기차를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인상적인 경험이 될 수 있을듯 했다.
우티가 마련한 작은 배려들도 재미를 더했다. 뒷좌석에는 ‘UT 서프라이즈 택시’라고 적혀 있는 두 개의 투명 응원봉과 함께 우티 휴대폰 스트랩, 할인 쿠폰 및 손소독제가 들어 있는 웰컴 키트가 비치돼 있었다. 응원봉을 하늘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 쪽으로 들고 인증샷을 찍으니, 비록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는 길과 같은 설렘을 느꼈다. 우티는 응원봉과 함께 셀카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애플워치를 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우티 서프라이즈 택시를 타면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통근버스인 ‘착한셔틀’에 1,000원 기부금이 적립된다. 행사는 서울에서만 진행한다. 종료일은 미정이다. 우티 관계자는 “정확한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수의 테슬라 택시를 운영하고 있어 많은 이용자들이 이벤트를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