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19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벌어진 사태를 정리하는 책을 발간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조국흑서 집필진'인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가 "어디서 노무현 흉내질이고 셀프 성역화냐"라며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권 변호사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그럼에도 정치적 부담이 된다면 민주당은 나를 밟고 가라'는 조 전 장관의 발언을 옮긴 뒤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권 변호사는 "가족과 측근의 잘못에 대한 정직함, 목숨 같은 명예감의 내적 붕괴로 인한 수치심, 정치적 동지와 조력자들에 대한 죄책감, 진보의 미래에 가족과 측근의 잘못이 미친 영향에 대한 속죄감, 단 하나라도 비슷하기라도 하던가"라며 거듭 조 전 장관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서 '조국의 시간: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을 한길사를 통해 다음 달 1일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발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장관 후보자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정리하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한다"면서 "이유 불문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또한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책을 준비했다"면서 "밝히고 싶었던 사실,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도 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저의 시선에서 제가 겪고 있는 아픔의 역사를 기록해야겠다 생각했다"면서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허위사실이 압도적으로 전파돼 있어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책을 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덧붙여 조 전 장관은 "그때의 상황, 감정이 되살아나 힘들었고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이었지만 사실을 밝히고 싶어 꾹 참고 썼다"고도 했다.
더불어 조 전 장관은 "제가 누굴 만났단 게 알려지는 자체로 상대를 곤란하게 할 수 있었기에 사실상 유폐 상태에 들어갔다"며 "답답할 때는 밤공기를 쐬기도 하는데, 응원해주시는 시민을 만나 힘을 얻기도 하지만 느닷없이 다가와 욕설을 하는 사람과 마주치기도 한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이어서 "책을 수백만 촛불 시민들께 바친다"면서 "권력기관 개혁, 그 중에서도 검찰개혁이라는 사명을 수행하다 비운을 만났지만 여러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달 재보선 이후 정치적으로 재소환돼, 여당 일각에서도 선거 패배가 '조국 탓'이라고 한다"면서 "전직 고위공직자로서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무제한으로 지겠다. 저를 밟고 전진하시길 바란다"고 썼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