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 열풍’으로 뜨거워진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격전을 벌인다. 최근 카카오는 ‘한국판 클럽하우스’ 출시 소식을 전했고 네이버도 오디오 사업들을 한 데 묶어 사내독립기업(CIC)을 신설하는 등 본격 주도권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조만간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음성 기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가칭 ‘사운드K’다. 오디오 시장에서 카카오가 쌍방향식 소통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르면 6월 중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운드K는 사회자, 연사, 청중으로 구성된 방에서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묻고 듣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의 오디오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며 “카카오톡을 10년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이식시켜 음성 SNS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튠(Tune)’ CIC를 세워 오디오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튠 CIC는 라이브 스트리밍 ‘나우’와 음악 플랫폼 ‘바이브’, 오디오북·팟캐스트를 하는 ‘오디오클립’ 등을 운영한다. CIC는 네이버가 주력 사업을 키울 때 활용하는 대표 전략이다. 오디오 사업에서 네이버는 오픈채팅형이 아닌 창작자 중심의 팬덤 소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카카오와 차이가 난다. 예컨대 나우에서는 아이돌이나 인디 가수 등 아티스트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팬들과 채팅을 나누며 소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아래 다양한 사람들이 듣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면서 “다만 클럽하우스 형태의 신규 서비스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클럽하우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은 앞다퉈 새 오디오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트위터는 이달 초 음성 커뮤니티 기능인 ‘스페이스’를 출시했고 페이스북도 최근 “팟캐스트, 라이브 오디오 룸 등 여러 오디오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디오 서비스 돌풍을 일으켰던 클럽하우스도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을 론칭한 후 전 세계 200만명 이상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앱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오디오 서비스가 최근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갈수록 더 많은 기능들이 출시되며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9년 220억 달러(약 24조4,400억 원) 수준이었던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2030년 3배 뛰어 7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익 기자 bee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