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장백산, 김치는 옌볜 전통음식"…이게 구로구 유튜브 영상

옌볜 등 중국 5개 도시와 우호 교류맺은 구로구
구청 공식 유튜브에 역사왜곡 콘텐츠 올려 논란

31일 서울 구로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에 백두산이 중국식 명칭인 ‘장백산’으로 표기돼 있다. /구로구청 유튜브 캡처


서울 구로구가 백두산을 중국식 명칭인 ‘장백산’으로 지칭하고, 발해를 중국 옌볜의 역사라고 소개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역사왜곡 콘텐츠를 올린 것이다.


3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인 ‘구로구청 방송센터’는 지난 20일 ‘구로구 우호도시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편’이라는 제목의 관련 동영상 3편을 올렸다. 영상은 백두산의 모습을 보여주며 “중국 동북의 제1 고봉 장백산” “장백산의 품속에 옌볜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관광지로 ‘장백산 천지’ ‘장백산 폭포’ 등을 소개했다. 장백산은 중국이 백두산은 역사적으로 중국 역대 왕조 영토였으며, 중화 문화권에 속하는 산이라는 주장을 펼 때 쓰는 용어다. 중국은 백두산 제례 유적지 등을 자국 관광지로 개발하고 장백산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단독 등재를 추진하는 중이다.


영상은 또 “옌볜의 역사적 맥락을 따라 1000여년 전 백산송수 사이에 해동성국의 풍채를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동성국은 고구려인 대조영이 698년 건국한 발해가 전성기를 맞이한 9세기에 붙여진 명칭이다. 옌볜 전통 음식으로 김치와 비빔밥, 잡채를 소개하는 영상도 있었다. 중국은 최근 김치와 한복 등을 자국 문화유산이라 주장했다.


구로구는 “옌볜에서 제작한 홍보 영상을 전달받아 올린 것”이라며 “이 정도는 괜찮겠다 싶어 게시했다”고 밝혔다. 구로구에 사는 중국인은 지난 3월 기준 2만3684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구로구는 옌볜 등 중국 5개 도시와 우호 교류를 맺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역사에 대한 팩트 체크 없이 영상을 그대로 올린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지금처럼 한·중 간 역사 문제가 민감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 지자체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구로구청 공식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은 내려간 상태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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