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82% 양도세로…"稅 뛰면 집값 뛰는데 정부만 몰라"

[세 부담 증가, 집값 올리는 '규제의 역설']
국토연 설문서 절반이 "집값 오를것"
보유세 가산일 상승폭 5년 연속 커져
주춤했던 서울 오름폭, 5월 들어 확대
이달부터 거래·보유시 세부담 껑충

서울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공시 가격이 오르고 세 부담도 늘어나면 집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고 보는 이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보유세 가산일(6월 1일)이 있는 6월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세 부담 증가가 매물 감소로 연결되면서 집값을 올리는 규제의 역설인 셈이다. 시장은 이미 경험하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은 세 부담을 늘려야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1일 계간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제33호에서 주택 시장 전망 설문 조사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올 3월 ‘공시 가격 현실화 및 세 부담 변화로 인한 주택 가격 전망’ 설문 조사를 일반 가구 6,680가구, 중개업소 2,338곳을 대상으로 벌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일반 가구에서는 세 부담이 늘어나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본 응답 비율이 48.5%로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9.9%)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인천(56.1%), 서울(53.1%) 등 순으로 수도권에서 상승 응답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비수도권에서는 강원(50.2%), 대전(48.6%)에서 상승 응답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중개업소의 경우 상승 응답 비율이 41.3%, 하락 응답은 8.2%였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0.5%로 가장 높았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보유세 기산일(6월 1일)이 있는 6월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5년 연속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5월과 6월의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2016년 0.46%에서 0.64%, 2017년 0.71%에서 1.58%, 2018년 0.21%에서 0.26%, 2019년 -0.04%에서 0.14%, 지난해 0.00%에서 0.45%로 확대했다.


부동산114는 “공시 가격이 꾸준히 상향 조정되면서 공동주택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늘어났다”며 “보유세 과세 대상이 확정되는 6월 1일을 기점으로 일부 매물이 회수되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보유세 과세의 기준이 되는 아파트 공동주택 공시 가격 변동률은 서울의 경우 201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0% 이상 올랐다.







이런 가운데 5월 들어 집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민간 통계는 물론 정부 공식 통계도 같은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5월 집값 동향에 따르면 2·4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 폭이 둔화했던 서울 집값이 지난달 다시 오름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 가격은 0.40% 올라 전월(0.3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0.17%→0.26%→0.40%→0.51%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가 2·4 대책 영향으로 3월 0.38%, 4월 0.35%로 두 달 연속 줄었는데 지난달 다시 상승 폭이 확대된 것이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0.86% 상승하며 오름폭이 줄었다. 경기는 1.17%에서 1.04%로, 인천은 1.47%에서 1.42%로 각각 상승 폭이 둔화했다. 강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6월 1일부터 각종 세 부담이 껑충 뛴다. 1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팔 경우 최고세율은 기존 40%에서 70%가 된다. 또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을 팔 경우 적용되는 세율도 기존 6~45%에서 60%로 대폭 상향된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더 커진다. 2주택자에게 추가됐던 10%포인트의 세율이 20%포인트로, 3주택자에게는 20%포인트에서 30%포인트로 올라간다. 서울 등에 3채를 가진 사람이 이날 이후 집을 팔 경우 75% 최고세율에 10%의 지방소득세까지 더해 시세 차익의 8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늘어난 종부세와 재산세 과세 대상자도 이날 확정됐다. 과세 대상 기산일이 6월 1일로 적용되는 만큼 이날 이후 집을 팔아 무주택자가 되더라도 그해 종부세와 재산세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종부세는 올해부터 일반세율이 현재 0.5~2.7%에서 0.6~3.0%로 오른다. 다주택자는 0.6∼3.2%에서 1.2∼6.0%로 인상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월 1일 과세 기준일 이후 절세 목적의 물건들이 일부 회수되고 매물 잠김 현상이 상당 기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추세처럼 6월부터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강화되며 최근의 상승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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