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조국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표가 ‘조국 사태’와 관련해 사과한 것은 지난 2019년 10월 당시 이해찬 대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회고록을 내면서 재차 조국 사태가 부각되자 내년 대선의 화근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해서만 사과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에 대한 수사와의 형평성 문제를 주장해 절반의 사과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민심 경청 결과 보고회에서 “조 전 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반성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지위, 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이 지난 4·7 재보궐선거 이후 연령별 집단심층면접(FGI)을 통해 조국 사태가 참패의 원인이라는 점을 확인한 만큼 조 전 장관 회고록 출간의 후폭풍을 서둘러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기준은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해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친문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반발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검찰총장이 대권을 위해 자기 상급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라며 사과를 반대했다. 송 대표 기자회견이 생중계된 유튜브 게시판에는 송 대표의 출당을 주장하는 글도 잇따랐다.
야당은 송 대표의 이 같은 사과에 “악어의 눈물”과 “영혼 없는 사과”라고 쏘아붙였다. 김예령 대변인은 “조국 사태로 등 떠밀리듯 했던 이해찬 전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제외하고는 지난 4년간 진심이 담긴 사과나 통렬한 반성 한 번 없던 정권이었다”며 “송 대표의 사과 역시 영혼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대표가 조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반론 요지서로 이해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자기변명과 궤변의 연장선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한편 송 대표는 손실보상제·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영업 제한 대상이 아닌 업종도 사각지대가 없게 재난지원금과 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 경선 연기론에는 “당헌 당규에 규정돼 있다”면서도 “대선기획단이 6월 중순께 발족돼 여러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다만 송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송종호·김인엽·주재현 기자 joist@sedaily.com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