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 중사 사망 사건’은 명백한 타살…민관합동수사단이 조사해야”

“저지른 자도 죄인이지만 덮은 자들이 더 큰 죄인”
“군 전체의 성 군기 사고처리시스템 개혁방안 필요”
“공군이 덮으려 했는데 국방부가 밝혀낼 수 있는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공군 20전투비행단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성 군기 해이, 보신과 조직 이기주의에 빠진 관료화한 간부 집단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사건 조사를 국방부가 아닌 민관합동수사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명백한 타살”이라며 “관련 부대와 성 군기 관련 보고라인 전체에 대해 이분의 죽음에 대한 사법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연거푸 피해를 호소해도 ‘참아라, 앞으로 군 생활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무마와 회유, 그리고 압박에 나섰던 모든 자들이 이번 살인의 가담자”라며 “저지른 자도 죄인이지만, 눈 감고 덮은 자들이 더 큰 죄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이 모 중사는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즉각적인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등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부대 상급자들의 조직적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대표는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제244조에 성 군기 사건 발생시 필요한 조치는 명시되어 있어도 훈령을 위반할 때 명확한 징계 규정은 없다”며 제도적 허점을 지적했다. 이어 “여군이 창설된 지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훈령이 수준 이하”라며 “이런 제도적 안이함과 미비가 타살에 가까운 억울한 죽음을 불러온 것”이라 진단했다.


안 대표는 ‘민관합동수사단’에 사건 조사를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군이 덮으려던 것을 국방부라고 밝혀낼 수 있겠느냐. ‘민관합동수사단’을 꾸려서 이번 2차 가해 살인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히는 방안이 강구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전체의 성 군기 사고처리시스템과 조직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강력한 개혁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군은 국가의 기본이다. 군기가 무너지면 군이 무너지고 국가의 기본이 무너진다는 엄정한 상황인식 하에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이런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이 모 중사의 영혼을 달래줄 수도 없고, 성평등과 군의 기강이 무너지면 우리 군은 결코 나라를 지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전날 피의자인 장 모 중사를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이 중사가 지난해에도 부대 회식 자리에서 다른 간부에 의해 성추행 피해를 당해 직속상관에게 알렸지만 무마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해 달라는 추가 고소장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2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압송됐다./연합뉴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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