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와 종부세 중과가 시작되는 6월이 되기 전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지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 예상과 달리 전국 집값은 상승폭을 넓혔다. 전국·수도권·서울 집값 상승률이 모두 전주 대비 상승한 것이다. 집값 정책 불통이 빚은 결과다. 이런 가운데 집 사려는 수요도 줄고 있어 집값이 꼭지에 도달했다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부동산원이 공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전국, 수도권,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동반 상승했다. 전국은 0.23%에서 0.25%로, 수도권은 0.26%에서 0.30%으로 올랐으며 ‘V자 반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도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오른 0.11%를 기록했다. 서울은 주간 아파트값이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주 발표된 통계는 지난달 31일까지 집계된 통계로, 양도세·종부세 등 세금 규제가 강화되는 6월 직전의 가격 동향을 보여준다.
서울의 경우 실수요 접근이 용이한 중저가와 소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 연일 ‘서울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노원구는 전주보다 더 오른 0.22%를 기록했다. 관악구도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신림동을 중심으로 0.05%에서 0.12%로 껑충 뛰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도 전주(0.14%)보다 상승폭이 커진 0.1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도 0.13%에서 0.16%으로, 송파구는 0.16%에서 0.19%로 상승했다.
경기·인천권도 상승폭을 키우는 분위기다. 교통호재로 꾸준히 집값이 오르고 있는 시흥·안산·의왕 등을 필두로 경기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32%에서 0.36%로 상승했다. 인천도 전주보다 0.03%포인트 높은 0.46%를 기록했다.
다주택자들이 6월 직전 매물을 던지면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집값이 오히려 상승한 이유는 다주택자들이 ‘매도’보다는 ‘증여’를 택한 탓이다. 여기에 더해 양도세 부담이 가중되는 6월 이후에는 매물이 줄어드는 매물 가뭄이 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지난해 시작된 30대의 ‘패닉바잉’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하반기 주택시장은 ‘상고하저’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세 상승세도 무섭다. 101주째 전세가가 오르고 있는 서울은 전주(0.04%)보다 상승폭을 키운 0.06%를 기록했다. 특히 반포 재건축 단지 이주 영향을 받고 있는 서초구의 경우 새 임대차법 이후 전세난이 극심해진 지난해 8월초 수준으로 전세 상승률이 올랐다. 지난주(0.16%)보다 껑충 뛴 0.26%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 첫째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송파구도 0.02%에서 0.09%로, 강남구도 0.02%에서 0.04%로 상승폭을 넓히면서 강남4구 상승률(0.10%)도 2주 연속 2배 뛰었다.
경기권 아파트 전세는 지난주와 동일한 0.1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흥(0.60%)은 정주여건이 양호한 정왕동과 장현지구를 위주로, 동두천(0.44%)은 매매가 상승과 동반해 역세권 주변 단지 위주로 올랐다. 인천은 전주 대비 0.02%포인트 오른 0.29%였다. 세종의 경우 전세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주(-0.14%)에 이어 이번주도 -0.08%를 기록한 것. 계절적 비수기와 더불어 신규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