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덕 "중대재해법 시행령, 이달 말 입법 예고…내년 시행되면 산재 감축"

한 언론 인터뷰…산재 반복엔 “사업 영위 힘들 제재”
중대사고 사업장 작업중지 필연…해제 기준도 강화
고용보험엔 先 재정 건전화 방안·後 보험료 인상 원칙
내달 50인 미만 주 52시간제 시행에…“계도 기간없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구 서울지방고용청에서 열린 산재사망사고 위기대응 TF 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고용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이 이르면 이달 말 입법 예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 징역형 처벌 규정을 담아 산업재해 사고 예방의 효과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노동계와 과도한 처벌로 경영 위축이 우려된다는 경영계의 반발이 부딪힌 논쟁적인 법이다. 안 장관은 산재사고에 대해 “사업을 계속하기 힘들 정도의 강도 높은 제재”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쓰면서 사고 감축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안경덕 장관은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중대재해법 시행령 논의에 대해 “관계 부처간 약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있다”며 “(노사 의견 수렴을 거쳐) 6월 말이나 7월 초쯤 입법 예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대재해 발생 사업주에 7년 이하 징역형이 가능한 중대재해법은 시행령의 범위가 관심이다. 노동계는 범위를 넓혀 중대재해법 시행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경영계는 산재 예방 측면을 강조하면서 과도한 규제로 만들지 말라고 주장한다. 안 장관은 “(노사 양쪽이 시행령에) 구체적인 것을 요구할 수 있지만, 모두 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대재해법의 취지에 대한 원칙론을 폈다. 안 장관은 “중대재해법이 (내년 1월) 시행되면 산재는 줄어들 것”이라며 “경영인이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안전 투자를 확대하도록 하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안 장관은 “고용부의 업무 가운데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유사 산재가 반복되는 사업장에 대해 ‘안전 관리를 못하면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기조로 강력한 제재를 추진한다”고까지 발언 수위를 높였다. 실제로 산재 사고 사망자는 2017년 964명에서 2018년 971명으로 늘었다. 2019년에는 855명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882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해도 평택항 컨테이너 사고를 비롯해 산재 사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언급한 제재와 관련해 안 장관은 4일 고용부 전체 지방관서와 안전보건공단 전 지역본부가 참여한 ‘산재 사망사고 위기 대응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반드시 작업 중지를 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중대 재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 작업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범위는 사업장 전체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경영계는 작업 중지로 인한 손실이 크다고 중지 명령을 제한적으로 행하거나, 조기 해제를 원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철근 생산 기업의 작업 중지가 이뤄지자 관련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작업 중지 해제 조건에 대해 “근로자 대표와 전문가가 작업장의 안전을 확인할 때만 중지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경영계 요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고갈 우려 탓에 보험료율 인상 여부가 촉각인 고용보험기금에 대해 안 장관은 “보험료율 인상 문제는 재정 건전화 방안이 마련된 뒤 경기 상황과 노동시장 여건을 검토하려고 한다”며 “인상해야 할 경우 노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기금은 작년 7조9,389억원 규모 적자를 내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재정 건전화 방안 수립이 우선이라고 늘 강조하던 안 장관은 고용보험료 인상에 대해서는 그동안 부정적이었다. 지난달 자신의 인사 청문회에서도 관련 질의에 “고용보험료 인상은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고용기금 특성 상 위기 지원을 위해 적자가 불가피하고 보험료율 인상 시 국민의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장관은 “고용보험기금은 다른 사회보험기금과 달리 경기 변동에 따라 적자와 흑자가 반복되는 구조”라며 “코로나 19 사태와 같은 특수한 위기 상황에서는 적자가 발생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흑자로 반전된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테스크포스에서 지원 사업 종료, 지출 규모 조정, 부정수급 예방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의 우려를 키우는 내달 5~49인 근로자 사업장의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에 대해 안 장관은 계도 기간을 부여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앞서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계도 기간이 부여된 데 대해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 등 보완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보완 입법이 이뤄진만큼 5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적용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근거로 작년 12월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당시 5~49인 기업의 90.2%가 ‘주 52시간 준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내달 주 52시간제를 적용해도) 현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일부 기업에 대해 컨설팅과 같은 각종 지원 제도를 펼 것”이라고 추가 지원책을 예고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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