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이상 생분해' 포장재 등 미래 먹거리 찾는 제지시장

[ECO경영이 기업미래다]
'프로테고' 등 개발한 한솔제지
친환경 패키징·용기 도입 주도
무림·깨끗한나라도 활발한 연구

"2030세대는 친환경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화장품 패키지도 비닐 소재 대신 종이로 대체한 이유입니다."(이하나 멜릭서 대표)


멜릭서는 20대에게 유명한 친환경 스킨케어 개발 스타트업이다. 멜릭서의 경영 모토 가운데 하나는 친환경을 위해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비닐 대신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하나 멜릭서 대표는 "사회, 환경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은 이미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 제지업계는 친환경 종이 포장재, 소재 등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ESG 경영을 통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의미다. 한솔제지(213500)는 프로테고(Protego)라는 생분해성 종이포장재를 개발했다.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전통적인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다. 프로테고는 특수 제조된 원지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팅기술을 적용해 산소, 수분, 냄새 등을 차단하면서도 90% 이상 생분해 되는 소재다. 이 소재를 사용하면 화장품, 커피, 마스크팩,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의 패키지 소재로 적용될 수 있다.


올해 들어 산업 내 선두 기업들은 한솔제지와 손잡고 친환경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한솔제지와 함께 친환경 종이 패키징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식자재 판매 관계사 배민상회도 한솔제지의 친환경 종이 포장 용기 '테라바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국 자영업자들은 배민상회를 통해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제작된 음식 용기, 종이컵 등을 쓸 수 있다.


무림 역시 ESG경영이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되고 있다. 무림의 계열사인 무림P&P(009580)(펄프-제지), 무림페이퍼(인쇄, 산업용지), 무림SP(특수지)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종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서 유일하게 펄프를 생산하는 무림P&P는 펄프의 친환경성을 활용해 펄프 소재 옷걸이, 마네킹을 개발했다. 플라스틱 옷걸이를 대체하는 펄프옷걸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5% 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림SP 역시 팩음료에 부착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수 있는 종이빨대 원지를 상용화했다. 물에 쉽게 젖는 종이 특성상 종이빨대 개발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친환경 코팅 기술을 적용해 기존 종이빨대 제품보다 내구성이 높고 장시간 변형도 거의 없다.


깨끗한나라는 올 3월 ESG경영 원년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친환경 제품 및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자재부터 친환경 소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특히 유동상 소각 보일러 시설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해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고비용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ESG 위원회를 신설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과를 두고 사회적 책임을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깨끗한나라의 관계자는 “친환경 종이 소재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경영은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하지만 친환경 시장이 계속 커지는 만큼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도 중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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