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맞수' 롯데-신세계, 이베이 인수전서 정면 승부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2곳만 참여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모습. /연합뉴스


유통 맞수로 불리는 롯데와 신세계(004170)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정면 승부를 벌인다. 국내 e커머스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최종적으로 두 업체가 참여하기로 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라이벌의 경쟁이 e커머스 판으로 옮겨붙게 됐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오프라인 유통과는 달리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e커머스 시장에서 상대방을 꺾고 쿠팡과 2위 싸움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누구 품에 안기느냐에 따라 유통 업계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롯데쇼핑(023530)이 참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후보군 4곳 중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SK텔레콤은 참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이번 인수전에 적극 뛰어든 것은 e커머스 부문 약세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두 기업은 유통 강자이지만 최근 이커머스 부문에서는 IT기업들에게 밀려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온, 이마트(139480)의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 3% 선이다. 점유율 12%인 이베이를 포함하면 네이버, 쿠팡에 버금가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가 확보한 정보기술(IT) 개발인력과 회원 데이터는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 받는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올 정도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이다. 지난 3월 네이버와 신세계가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지난해 출범한 롯데온의 부진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지난해부터 진행한 점포 효율화 작업 등으로 인수자금을 충분히 확보해 왔다.


다만 첨예한 e커머스 시장 경쟁 속 추가 투자 부담 등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를 적어낼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수에 성공해도 인수 기업이 보유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너지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수 희망업체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으로 e커머스 업계가 부각되면서 이베이코리아의 당초 매각 금액은 5조 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유력 인수후보였던 카카오가 매각에 빠지면서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통업계에선 3조 원 후반대 안팎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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