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길고양이를 담뱃불로 학대한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로부터 동물보호법 위반 의심사례가 적시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고발장을 토대로 한 고발인 조사와 현장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주민은 길고양이의 몸에서 마치 담뱃불로 지진듯한 모양의 흉터를 여러 곳 발견해 동물자유연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즉시 현장조사에 나선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아파트 주차장 내에서 빈번하게 흡연이 이뤄지고 있고, 고양이의 행동반경도 그 일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학대장소가 주차장 인근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행동이 재빠른 고양이의 특성상 가해자가 고양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한 뒤 담뱃불로 상해를 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당 고양이를 살펴본 수의사도 등과 허리 부분 네 군데에서 발견된 일정하고 둥근 모양의 화상을 근거로 학대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경찰은 해당 주차장 주변에 설치된 여러 대의 폐쇄회로(CC)TV를 조사하는 한편 학대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최근 전국에서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학대사례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오피스텔 16층에서 고양이가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경기도 안성에서 두 눈이 모두 훼손된 채 쓰러져있는 유기견이 발견돼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