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 길 열렸다…바이오젠 FDA 승인 받아

2003년 이후 첫 신약 승인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대단한 날"

알츠하이머 치료제 승인을 받은 바이오젠. /EPA연합뉴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길이 열렸다.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료제 승인을 얻었기 때문이다. 치매의 70%가량이 알츠하이머 치매다.


7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FDA는 이날 바이오젠이 일본의 에자이 제약사와 함께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승인했다. FDA가 가장 최근에 알츠하이머병 관련 신약을 승인한 것은 2003년이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과 의사소통 등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을 공격한다. ‘애드유캔유맵(Aducanumab)’이라는 이름의 이 약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고 불리는 해로운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을 돕는다.


새 약은 이미 악화된 환자의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지는 못하고 이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가격은 연간 5만6,000달러(약 6,200만 원)다. 약은 4주에 한 번씩 주사로 맞아야 한다. CNBC는 “알츠하이머 환자들과 제약업계에 대단한 날”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효능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FDA의 외부 전문가 자문위는 바이오젠이 제출한 신약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끝에 FDA에 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바이오젠은 지난해 3월 임상 3상에서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중간평가에 임상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3상 임상 참가자 가운데 일부에서 약의 용량을 높인 결과 상당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고 FDA가 이를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획기적인 사안”이라면서도 “FDA가 논란을 빚는 치료법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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