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도 안 받고 유해화학물질 보관'…경기도 특사경, 불법 취급 사업장 67곳 적발



허가를 받지 않고 유해화학물질을 보관하거나 서로 다른 유해화학물질을 구분하지 않고 혼합 보관하는 등 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한 경기 도내 업체들이 대거 적발됐다.


인치권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장은 8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2일까지 도내 유해화학물질 제조·사용·운반·저장·판매 사업장 278곳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해 허가를 받지 않거나 관리를 소홀히 한 67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도 특사경은 위반업체 모두 검찰에 송치하고 관할 행정청에 통보할 방침이다.


위반내용은 변경허가 미이행 4곳, 관리 및 취급기준 미준수 20곳, 자체점검 미이행 21곳, 유해화학물질 미표시 6곳, 영업허가 미이행 7곳, 기타 9곳이다.


A업체는 2017년 유해화학물질인 헥사민 제조 허가를 받은 후 보관용량을 초과하자 허가받지 않은 창고에 헥사민 116톤을 보관하다 적발됐다.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를 받은 자는 허가받은 보관시설을 초과하려면 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B업체는 종류가 다른 유해화학물질을 보관하는 경우 화학물질 간의 반응성을 고려해 칸막이 등 구획을 구분해 화학물질을 분리 보관해야 하는데도 아무런 구분 조치 없이 강산인 황산(20kg)과 강염기인 수산화나트륨(25kg)을 혼합 보관하다 적발됐다.


C업체는 부식성 유해화학물질인 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Toluene diisocyanate)를 취급하면서 사업장 내 비상샤워시설의 작동 손잡이를 플라스틱 끈으로 묶어 놓았다가 수사망에 걸렸다. 부식성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해당 물질 취급 장소에서 가까운 거리에 비상시에 대비해 샤워시설을 갖추고 항상 정상 작동하도록 유지해야 한다.


D업체는 유해화학물질인 톨루엔(17kg)을 취급하면서 유해화학물질의 용기 및 보관시설에 관련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가 적발됐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경우 유해화학물질의 용기나 포장, 취급시설 등에 유해화학물질의 명칭, 예방조치문구, 국제연합번호 등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변경 허가를 받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유해화학물질 혼합보관, 비상샤워(세안)시설 미작동 등 관리 및 취급기준을 준수하지 않거나 유해화학물질 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된다.


인 단장은 “유해화학물질은 인체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중요하다”며 “도 특사경 창설이후 최초 수사한 사례로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앞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최근 2년(2019~2020)간 도내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에서 36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전국사고 132건 중 27.2%이다. 사고발생 원인은 시설관리 미흡(9건), 작업자 부주의(24건), 운반차량 사고(3건)로 파악됐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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