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베인캐피털-獨말레 연합, 한온시스템 인수전 등판

글로벌 車 공조시장 4위 獨말레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 파트너십
한온시스템 인수로 2위 도약 노려
유압제어 팔았던 마그나도 참여 검토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말레와 손잡고 한온시스템(018880) 인수전에 뛰어든다. 말레는 글로벌 자동차 공조 부품 시장 4위 업체로 한온시스템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2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말레와 컨소시엄 파트너십을 맺고 한온시스템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매각 예비 입찰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말레는 독일에 소재한 세계적 자동차 부품 기업이다. 한온시스템이 주력하는 공조(열 관리) 부문에서는 일본 덴소와 한온시스템, 프랑스 발레오에 이은 4위 사업자다.


말레는 지난 2015년 미국 델파이 공조 부문을 7억 2,700만 달러에 인수하며 글로벌 유수의 공조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델파이 공조 부문은 한온시스템의 전신인 한라비스테온공조 역시 인수를 검토했던 매물이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에어컨 등 공조(열 관리) 전문 제조업체다. 2014년 국내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온시스템(당시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미국 비스테온그룹으로부터 약 3조 8,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50.50%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보유 지분 19.49% 등 69.9%다.


밀레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경우 당국의 독과점 이슈에 휘말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한온시스템은 50%가량 점유율을 차지한 독점기업이다. 전 세계 시장 기준으로도 20%대 점유율을 지닌 2위 사업자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해외 경쟁 당국도 시장점유율 50% 이상인 독점 혹은 상위 3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인 과점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한온시스템의 기업 가치가 글로벌 동종업체 대비 월등히 높다는 점도 최종 거래 성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사인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현재 9조 원을 웃돈다. 이는 약 68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적용된 값으로 1위 업체인 덴소의 PER 배수가 16배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앞서 이번 매각 주체인 한앤컴퍼니는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함께 10여 곳의 원매자들에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국내에서는 LG그룹과 SK그룹·한라그룹 등 대기업 일부만 응찰 자격을 얻었다. 해외에서는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독일 콘티넨털 등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IM을 받았다. 이 가운데 마그나는 2018년 한온시스템에 유압제어 사업부를 매각했던 곳이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마그나는 지난해 말 LG전자와 조인트벤처(JV)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를 설립한 바 있어 LG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무적투자자(FI) 중에서는 칼라일그룹과 KKR·TPG 등 글로벌 펀드들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박시은 임세원기자 seek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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