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백신 위탁생산' 승부수 띄운다

mRNA백신 생산기반 조성 위해
진원생명과학과 상호 협력키로
제넥신과 백신 후보물질 CMO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제공=한미약품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부문에서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한미약품이 백신 위탁생산의 새로운 주자로 떠오르겠다는 의지를 엿보이고 있다. 한미가 던진 승부수가 전통적 제약사보다 바이오 업체 쪽으로 기울어져 보이는 업계 판도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라는 이름은 그동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미는 48년 업력을 자랑하며 임직원 수 2,000명이 넘는 회사로 국내 최고 제약사 중 하나다. 이런 한미약품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간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는 다소 소외돼 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미가 머뭇거리는 사이 신흥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앞서 나간 기업은 셀트리온(068270)이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는 지난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날개를 달았다. 지난달 모더나와 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완제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잇따라 성과를 내며 전통 제약사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가 띄운 승부수는 백신 위탁생산이라는 게 업계의 잔단이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진원생명과학(011000)과 지난달 mRNA 백신 대규모 생산기반 및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협력은 사실상 한미가 mRNA 백신 위탁생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또 국산 백신 개발을 통한 판 뒤집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제넥신(095700)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GX-19N의 위탁생산을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미가 그동안 이를 갈아왔던 게 사실”이라며 “한미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melody1214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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