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인테리어 시공기사 몸값 뛴다

인건비 코로나전보다 10% 이상↑
업계 인력 빼가기 경쟁 벌이기도
자재값도 올라 소비자 부담 가중
현대리바트 등 인력 육성 나서



한샘 인테리어 전문가가 스마트패키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자 시공 기사 몸값이 치솟고 있다. 10년 이상 도제식으로 배워야 시공 품질이 보장되는 인테리어 인력 시장 특성상 인테리어 수요·공급 불균형이 장기화하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테리어 시공기사들의 인건비가 마루, 창호, 도배 등 전 분야에 걸쳐 코로나19 전 대비 10% 이상 올랐다. 인테리어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테리어 모든 분야에서 10% 가량 인건비가 오른 데에 이어 일부 분야에선 10% 이상 상승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공기사 인건비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테리어 수요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을 꾸미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실제 한샘(009240)의 올 1분기 시공 서비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526억원을 기록했다. 개별 인테리어 스타트업 하우스텝 역시 지난해 11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9년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시공 건수 역시 같은 기간 214% 성장했다. 종합 인테리어 플랫폼 아파트멘터리 역시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데 인테리어 시공기사 인력 공급은 상대적으로 매우 느리다. 배달 수요 증가에 배달 라이더들이 이에 비슷한 속도로 늘어나는 것과 달리 인테리어 시장은 수년에 걸쳐 인력 공급이 진행된다. 이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커지는 가운데 시공 기사 몸값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인테리어 시공 기사는 통상 도제식으로 10년 이상에 걸쳐 육성된다. 기술력이 높은 시공기사가 양성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시장에서 활동하는 고급 인력의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실력이 좋은 시공 기사는 한 달이 넘게 일감이 몰려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유능한 시공 기사의 경우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건비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 부담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한샘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PB, MDF의 올해 1분기 조달 가격은 지난해 평균 대비 10.1%, 12.6% 가량 오르기도 했다.


이에 가구 인테리어 업계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시공 인력 육성에 나서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안에 시공기사를 30%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지난해 12월 경기도 일자리재단과 '홈인테리어 시공 전문가 육성' 협약을 체결하고 올 9월까지 80여명의 교육생을 양성한다. 한샘 역시 연내 공고 등을 통해 시공기사를 2,000여명 더 추가로 확충해 총 6,000명 수준으로 시공인력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단기간 우수한 시공 인력을 육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시공 인력 빼가기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구 업계 한 관계자는 “한샘 등 주요 회사들의 시공인력들의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귀한 몸이 된 시공 기사들이 프로 운동선수들이 팀을 옮겨 가며 연봉을 높이는 것처럼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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