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숨졌다" 신고한 아들…수사 5개월 만에 '존속살해 혐의' 구속

국과수·법의학자 "폭행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아들, 살해 혐의 부인

/이미지 투데이.


아버지가 숨졌다며 경찰에 신고한 아들이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지난 7일 존속살해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A 씨는 올해 1월 4일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50대 아버지 B 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월 4일 오전 A 씨로부터 “아버지가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 씨 시신에서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되자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시신 부검 결과 “여러 장기가 손상된 것 같다”는 국과수 의견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5개월 가량 내사를 벌여왔다. 이후 법의학자 3명은 부검 서류를 감정한 뒤 ‘폭행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되며 상처(멍)는 B 씨가 숨지기 전날 생긴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이 B 씨가 숨지기 전의 자택 인근 폐쇄회로(CC)TV 2주일 치를 확인한 결과 집에는 이들 부자 외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출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내사 과정에서 A 씨가 아버지 B 씨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는 단서를 확보한 경찰은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인천지법 정우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A 씨는 “아버지가 넘어져서 멍이 든 것”이라며 살해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 관계자는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여러 법의학 전문가들에게 부검 감정을 의뢰한 뒤 결과를 받는 데 오랜 시일이 걸렸다”며 “A 씨가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아버지를 폭행한 것으로 보고 폭행치사가 아닌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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