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에 슬픔 증명하라고?" '조문 논란'에 아내 김민지 "어떤 세상 살고 있나"

박지성·김민지 부부/사진=김민지 SNS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에 축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왜 조문을 가지 않느냐'며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를 향한 비판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박지성의 아내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슬픔을 증명하라는 거냐"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전 아나운서는 9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민지의 만두랑'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슬픔을 증명하라고? 조의를 기사로 내서 인증하라고? 조화의 인증샷을 찍으라고? 도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계신건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전 아나운서는 "유감이지만 저는 인증을 위한 사진을 찍어 전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개인의 영역을 누군지도 모르는 그분들에게 보고해야할 이유가 저에게나 남편에게 없다"고도 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또한 "본인이 접한 부분적인 기사나 인증샷이 세상의 전부라고 인식하고 있는 유아기적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기인한 황당한 요구가 대부분이라 응답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앞서 같은날 김 전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민지의 만두랑'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박지성이 유 전 감독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박지성이 조문은커녕 조화도 안 보냈다", "히딩크 전 감독도 건강이 안 좋은 상황에서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등의 의견을 올리면서 박지성을 비판했다. 악성 댓글이 계속되자 김 전 아나운서 측은 유튜브 채널에서 상당수 댓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같은 일부 네티즌의 의견 제시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녀사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박지성은 영국 런던에 있어 국내에 입국하더라도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유 전 감독의 빈소 방문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본인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2촌) 장례식 참석 외에는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갖고 있지 않은 박지성은 유 전 감독에게 추모 메시지를 전달할 마땅한 방법도 없었다.


한편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9일 유 전 감독의 발인식에 참석한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영국에 있는 박지성이 직접 연락해 와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박지성이 유 전 감독을 잘 보내드리길 부탁하고 추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겠다'고 했다"고도 했다.


박지성은 지난 1월 프로축구 전북현대 어드바이저로 위촉돼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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