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왕연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가 우리나라의 수소 활용 기술수준은 뛰어나지만, 생산·이송·저장 등의 기술수준은 타 국가에 비해 뒤처진다고 진단했다. 또 기술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1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1’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고 있는 분야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인력 공급 체계를 만들어 중장기적으로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수소를 바탕으로 자동차를 구동하는 기술을 개발해 오며 20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됐다”며 “대형 모빌리티로도 기술과 시장이 확장될 만큼 국제적인 수소 활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원 교수는 수소의 생산과 저장, 이송 등 수소경제 체계는 다른 국가기술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생산 부분에서는 원천기술이 부족해 설비 자체를 수입하고 있어 수소 생산단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수소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은 수소경제 활성화 및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며 수소 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 교수는 “수소 500㎏을 생산하는 설비를 만드는 데 23억원이 소요되는데, 그 중 3분의 1인 8억원가량을 캐나다 제품 수입에 사용한다”며 “생산설비 공급을 담당하는 업체는 이익이 남지 않고 결국 수소 생산단가를 맞추는 데도 한계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 교수는 원천기술 개발이 중요하고 그를 담당할 인재 양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오래 전부터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준비해왔으며 실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필요한 분야에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선 기업들의 인재 수요를 조사하고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짜 인재를 배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에너지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재교육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소 전문 인력이 없다보니 기존 에너지 산업 종사자들이 수소 분야로 넘어와 간극을 메우고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생산·저장 등 분야에 대한 교육도 진행해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수소 맞춤형 인력을 양성했으면 산업으로 진출시키고 그를 바탕으로 수소 경제가 활성화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인력을 보충하는 선순환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