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육중한 고래가 낚싯배 위로 '쾅'…10대 소년 혼수상태

해양경찰 "배 타고 고래 옆을 지나갈 땐 반드시 안전거리 유지" 당부

호주 동부 연안 바다에서 고래가 떨어지는 바람에 파손된 낚싯배. / 호주 공영 ABC 방송 캡처.


호주에서 해수면 위로 뛰어오른 고래가 낚싯배를 덮쳐 두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아침 9시께 호주 동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남쪽 바다에서 낚시하던 배 위로 육중한 몸집의 고래가 떨어졌다가 다시 물속으로 튕겨 들어갔다. 이 때문에 선실 앞부분과 갑판이 파손됐으며, 배에 타고 있던 10대 소년과 30대 남성이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가벼운 뇌진탕과 찰과상을 입은 남성은 NSW주 해양구조대에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었고, 이후 그는 가까운 나루마 지역을 향해 배를 몰았다. 이들이 나루마에 도착하자 대기하고 있던 구조대가 중상을 입은 소년을 항공기에 태워 캔버라 병원으로 이송했다. 현재 소년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소년의 가족들은 “닉(소년)이 머리와 목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면서 “손상의 정도와 장기적 후유증은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조 맥널티 NSW주 해양경찰관은 “이 사고는 고래가 바다에서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배를 타고 고래 옆을 지나갈 때는 반드시 100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나루마 지역에서 수중 동물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배가 크게 파손됐는데도 운 좋게 해안까지 몰고 온 것 같다”면서 “만약 배가 바다에서 침몰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결과일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고래는 지능적인 동물로 주변 공간을 잘 파악한다”며 “큰 배가 고래에 부딪히는 경우는 있어도 고래가 배에 충돌하는 이런 사건은 희귀하다”고 했다.


한편 NSW주 국립공원·야생동물 서비스(NPWS)는 인근 해역 주민들에게 이번 충돌사고로 상처를 입은 고래를 발견하면 즉각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배와 충돌한 고래의 종과 크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BC 방송은 이 시기 호주 동부 연안에 자주 출몰하는 혹등고래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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