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한솔제지, 백판지값 10% 올린다

치솟는 펄프값에 원가 부담 커져
포장재 사용 치킨 등 가격인상 우려

국내 1위 제지기업 한솔제지(213500)가 배달 음식 포장 용기, 제과, 화장품 등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 가격을 인상한다. 이는 생산 원가 부담에 영향을 미쳐 다시 최종 생산품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10일 한솔제지는 도매업체들에게 백판지 전 품목에 대해 가격을 톤당 10%(약 7만원) 가량 인상한다고 공문을 보냈다. 백판지는 과자, 화장품, 의약품의 포장재부터 최근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배달음식 종이 포장용기에도 쓰이는 종이 제품이다. 한솔제지가 백판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은 주요 원재료인 펄프 가격 폭등 때문이다. 백판지는 펄프와 폐지를 섞어 만든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펄프 가격이 하향 기조를 보였는데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완화 기대감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목재펄프 지수는 지난해 140포인트에서 머물러 있다. 그러다 올해 4월에는 1월 대비 50% 오른 204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펄프 가격도 지난해 8월 대비 70% 가량 상승했다. 올 5월 폐신문지와 폐골판지 가격 역시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종이 제조 원가가 치솟고 있다.


펄프 수입을 위한 운반 비용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 상하이컨텐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4일 3,613으로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결국 최종 제품 가격 인상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배달의민족의 식자재-포장 용기 판매사 배민상회는 지난 4월 일부 배달 포장 용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배민상회 측은 "포장재에 쓰이는 종이펄프 가격이 올해 3월 기준 6개월 동안 31% 상승했다"며 종이 포장재 가격 인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같은 중간재 가격 인상은 결국 최종 제품 생산자의 원가에 부담을 줘 중장기적으로 가격 인상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제지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 등 고가 제품에서 종이 포장재 가격이 차지하는 원가 비율은 그리 높지 않겠지만 가격이 저렴한 제품의 경우 원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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