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정유정이 선사하는 서늘한 공포

■책꽂이-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버스도 다니지 않는 버려진 시골집. 하지만 그 곳에 사람이 있다. 한 여자가 늪에 사는 오리들을 위해 먹이를 만들고 있다. 그녀에겐 딸도 있고, 찾아오는 남자도 있다. 서로 마주한 채 웃지만 분위기는 기묘하다. 오리들이 사는 늪처럼 이들은 깊고 질퍽한 불안 속으로 점점 끌려 들어간다. 이야기꾼 정유정이 내놓은 신간 장편 ‘완전한 행복’이다.


500여 쪽을 꽉 채운 압도적 서사와 속도감 있는 문장, 치밀한 이야기 흐름이 읽는 이를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단순히 인간 심연의 공포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1만5,800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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