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에 나타난 엄마…아들 '몸캠 피싱' 범죄자 만들었다

대출 담보로 나체사진 받고 협박해 1억원 갈취
18년만에 나타나 범행 끌어들여…공범 추적 중

/이미지투데이

대출을 해주겠다며 담보로 나체사진을 받고는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여성 5명에게 1억원을 갈취한 엄마와 아들이 검거됐다. 특히 엄마는 아들이 돌도 되기 전에 집을 나간 뒤 18년 만에 나타나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제주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촬영물 등 협박) 위반과 공갈 혐의로 A(44·여)씨를 구속하고, 그의 아들 B(19)씨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으며, 범행을 지시한 40대 C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여성 대출 전문 상담 사이트를 운영하며 급전이 필요한 여성 5명으로부터 담보로 나체사진을 전송받은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1억원 상당의 금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당일 여성 대출 전문'이라는 글을 올리고, 연락 온 여성에게 "400만원 대출을 위해서는 담보가 필요하다"면서 가슴 등 신체 중요 부위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사진과 영상을 받은 A씨와 B씨는 태도를 돌변, 오히려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해 피해 여성 5명으로부터 모두 1억원을 갈취했다. 이 중 1명에게는 돈이 없어 보이자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라고 겁박하기도 했다. C씨는 A씨와 B군에 이 같은 범행을 지시했다. A씨는 "온라인을 통해 C씨를 알게 됐으며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특히 A씨는 범행 과정에서 아들 B군을 통해 대포폰을 개설하고 범행에 사용할 계좌 등을 받았다. A씨는 돌도 지나지 않은 아들을 자신의 엄마에게 맡긴 채 집을 나가 18년간 단 한 번도 찾지 않다가 올해 들어 처음 아들 앞에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한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돌입해 지난 4일 경남지역 한 PC방에서 B군을 긴급체포했다. 이어 경찰은 B군을 통해 A씨를 경남으로 유인했다. A씨는 잠복 중인 경찰에 의해 모텔에서 긴급체포돼 구속됐다. A씨는 이미 다른 사건으로 수배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 사건 공범 C씨의 뒤를 쫓는 한편, 이들이 다른 지역에서 벌인 범행도 확인해 병합 처리할 방침이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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