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고수’들이 애용하는 한국포스증권 내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 포스증권 고객이 IRP 계좌에서 가장 많이 가입한 펀드는 AB미국그로스펀드와 미래에셋전략배분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글로벌 펀드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포스증권에 따르면 이달 3일 IRP 자산이 1,003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포스증권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IRP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약 1년 3개월 만에 자산 규모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4개 퇴직연금 사업 증권사 중 IRP 자산 규모가 한화증권(487억 원), 신영증권(564억 원), 유안타증권(345억 원)보다 많은 830억 원을 기록했다.
뒤늦게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든 포스증권이 IRP 시장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낸 배경에는 ‘특별한 고객층’이 있다. 과거 ‘펀드슈퍼마켓’으로 불렸던 포스증권은 한국증권금융 및 국내 운용사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선취수수료가 없고 판매 보수도 3분의 1 수준인 S클래스 펀드를 판매한다. 같은 펀드라도 가장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숨은 펀드 맛집’으로 통한다.
김승현 포스증권 마케팅 상무는 “펀드 투자 고수들이 지난해부터 포스증권에서 적극적으로 IRP에 가입하고 펀드를 운용하면서, 자산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수익률도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3월 말 기준 1년 포스증권에서 개설된 IRP 계좌의 평균 수익률은 신영증권 27.4%에 이어 13.7%로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가입한 펀드는 글로벌 펀드가 주를 이뤘다. 그중에서도 기술주와 신재생에너지 등 성장주 펀드와 TDF 등 자산 배분 펀드가 다수의 선택을 받았다. 가장 많은 IRP 계좌에서 담고 있는 펀드는 AB미국그로스펀드였으며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0도 그 뒤를 이었다. 해외의 우량한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펀드도 펀드 고수들의 투자 바구니에 담겼다. 이외에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 △AB글로벌고수익증권도 가입자가 많은 펀드였다.
미국과 중국의 혁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펀드와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담는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도 상위권에 올랐다. 김 상무는 “장기 운용을 전제로 하는 연금 계좌에서 변동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성장성이 높은 펀드를 선호한다”며 “특히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펀드 고수들은 글로벌 펀드를 주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