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세탁 프랜차이즈 기업 크린토피아 경영권이 매물로 나왔다. 현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 곳과 배타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린토피아 경영진은 A 회계법인을 매각 자문사로 두고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국내 PEF 운용사 한 곳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거래 금액은 1,000억 원 중반대로 알려져 있다.
크린토피아는 30년 가까이 국내 세탁 업계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전문 세탁 서비스기업이다. 전국에 135개 지사와 3,000개 가맹점을 뒀다. 각 지사가 자체 세탁 공장을 가지고 있어 전국 가맹점에서 수거한 세탁물을 세탁해 가맹점으로 다시 배송하는 방식이다. 세탁업 외에 친환경 옷걸이, 의류용 포장 비닐 등 세탁 기자재 제조업도 영위하고 있으며 안성에 제조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크린토피아 지분은 이범택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100% 갖고 있다. 인수자는 이 회장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경영권을 매각하더라도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일부 지분을 남겨둘 가능성도 있다. 크린토피아의 최근 3년간 배당 금액은 △2018년 60억 원 △2019년 20억 원 △2020년 30억 원 등이었다.
크린토피아는 설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47억 원, 영업이익은 92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코인 빨래방’과 계절이 지난 옷·커튼 등을 보관해주는 ‘의류 보관 서비스’, ‘세탁물 수거·배달 서비스’ 등을 도입한 덕분이다.
시장에서는 1~2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세탁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찍이 세탁 서비스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코인 빨래방이 2만 개가 넘는 데 반해 국내는 아직 2,000개 수준이기 때문에 성장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크린토피아 매각에도 다수의 원매자가 관심을 보였지만 이 회장은 입찰을 통해 매각 가격을 높이기보다는 확실한 인수 후보 한 곳을 택해 조용히 거래를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편 크린토피아는 1992년 럭키(현 LG화학)에 재직 중이던 이 회장이 창업했다. 이듬해에는 한국전력에 근무하던 동생 이범돈 크린토피아 사장도 합류했다. 성남우성점을 시작으로 당시 한 장에 2,500원 받던 와이셔츠 세탁비를 500원으로 낮춘 전략이 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세탁물 수거와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고 손님이 직접 점포를 방문하도록 해 원가를 낮췄다. 사업의 저변도 넓혔다. 1995년에는 이불 세탁 서비스를, 2000년에는 업계 처음으로 운동화 세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시장점유율은 80% 정도로 압도적이다.
/박시은 seeker@sedaily.com,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