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의 신예 개릭 히고(남아공)가 두 번째 도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최근 연달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히고는 14일(한국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랜드의 콩가리GC(파71)에서 열린 팰머토 챔피언십(총 상금 730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83타로 체슨 해들리(미국) 등 6명의 공동 2위(10언더파) 선수들을 1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131만 4,000달러(약 14억 6,500만 원)다.
히고는 지난달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 이어 PGA 투어에는 이번에 두 번째로 참가한 신예다. PGA 투어에서 2개 대회 이하를 뛰고 우승한 선수는 지난 1988년 데뷔전인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짐 베네페(미국) 이후 히고가 두 번째다. PGA 투어 비회원 신분으로 우승한 히고는 미국에서는 신예지만 유러피언 투어에서는 이미 이름을 날렸다. 1999년생인 그는 2019년 프로로 전향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샤인 투어에서 먼저 활약했다. 지난해 활동 무대를 유럽으로 옮긴 그는 지난해 9월 포르투갈 오픈에서 첫 우승을 했다. 올해 4월과 5월 각각 1승을 추가하며 3승을 올렸다. 1990년 이후 유럽이나 PGA 투어에서 26개 대회 만에 3승을 거둔 것은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처음이다. 이번 우승까지 포함해 최근 5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둔 가파른 상승세다.
메이저 9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통산 24승을 거둔 남아공의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86)는 히고의 우승 소식에 특별히 감격해 했다. 히고가 1958년 플레이어 이후 63년 만에 22세 이하 남아공 선수로 PGA 투어 대회를 제패해서다. 플레이어는 1958년 당시 22세 나이로 켄터키 더비 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다. 플레이어는 트위터를 통해 “PGA 투어 대회 두 번째 출전 만에 우승한 히고의 모습을 지켜봐 기쁘다. 그는 겸손하고 예의 바른 청년으로 앞으로 큰일을 낼 것”이라고 했다. 히고는 지난달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필 미컬슨(미국)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로 우승한 ‘왼손 골퍼’이기도 하다.
이날 선두 해들리에 6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히고는 전반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후반 들어 12번 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후 이글을 잡았고 14번 홀(파3)에서 7m 버디를 보탰다. 남은 홀을 파로 마친 히고는 해들리와 동타인 상황에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공동 선두였던 해들리는 자멸했다. 막판 3개 홀을 남겨놓고 2타 차 선두였지만 3연속 보기를 범했다. 연장전을 준비하다 우승 소식을 들은 히고는 “놀랍다. 이번 주 내내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쳤다”고 말했다.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8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임성재(23)는 4타를 줄여 3언더파 공동 35위, 안병훈(30)은 이븐파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