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청정에너지 채굴을 조건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하겠다고 또 말을 바꿨다. 머스크는 이날 "긍정적인 미래 동향과 함께 채굴업자들이 합리적인(50%까지의) 청정에너지(clean energy)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거래를 재개할 예정"이라는 트윗을 게시했다. 또 테슬라는 시장을 움직이지 않고도 비트코인이 쉽게 매각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비트코인 보유분의 10%만 팔았다고 덧붙였다.
이 트윗은 비트코인과 관련한 머스크의 트윗이 "시장 조작"이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마그다 위에르지카의 발언을 다룬 기사에 머스크가 반박하며 나온 발언이다. 위에르지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고 여성 부호 중 한 명이자 자산운용사 시그니아(Sygnia)의 최고경영자(CEO)다.
앞서 4월 공개한 분기 실적에서 테슬라가 1분기(1~3월) 비트코인을 매도해 1억100만달러(1,100억원)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2월 공시에서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고 보고해 상승세를 이끈 뒤 매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머스크의 트윗에 따라 등락을 반복해왔다. 머스크는 지난달 12일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량 결제 허용 방침을 중단한다고 갑작스레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로 인해 석탄을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는 것이 이유라고 밝혔다. 이후에는 비트코인 채굴협의회(Bitcoin Mining Council) 구성에 대해 "잠재적으로 유망하다"며 긍정 평가했다. 협의회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반의 암호화폐 채굴을 추진하는 단체로,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와 북미 주요 채굴업자 등이 참여한다. 머스크는 지난 3일 트위터에 비트코인 해시태그(#Bitcoin)와 함께 양쪽으로 갈라진 하트 이모티콘을 올렸다. 이는 비트코인과의 결별을 암시한 게시물로 해석됐다.
머스크의 ‘비트코인 결제 번복’은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의 경고에 대한 대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5일 어나니머스는 유튜브를 통해 “당신(머스크)의 놀이 때문에 여러 삶이 파괴됐다”며 "이번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시라”라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8.6% 오른 3만8,95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