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애드 아스트라(AD Astra)’에서는 학생들에게 시대의 문제를 파악하고 기업가 정신을 키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죠. 그런데 우리 공교육은 웬만한 지식은 포털과 유튜브를 통해 찾을 수 있는데도 여전히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황동호(42·사진) 볼드스쿨 교장은 14일 서울 압구정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미래 인재양성을 위해 정작 필요한 것은 지식을 연결해 생각하고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동대 전산학과·경영학과 학사와 핀란드 알토대 E-MBA 출신인 그는 지난 2011년 미래형 인재 혁신 플랫폼인 타이드인스티튜트(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2017년부터 상근대표를 맡다가 최근 볼드스쿨을 시작했다.
그는 “타이드인스티튜트에서 2019년 초부터 ‘미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를 표방하며 청년 혁신가 학교인 TEU(Tide Envision University) 프로그램을 80시간씩 연 2회 실시하고 있다”며 “이 중 기업가 정신에 좀 더 특화해 과학기술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가를 키우기 위해 볼드스쿨을 개교했다”고 소개했다. 그가 교육 혁신에 뛰어든 것은 대학 졸업 후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뒤 쥬얼리 제조·유통과 게임관련 사업을 하다가 우연히 미국의 청소년 혁신 프로그램인 퀀텀러닝 슈퍼캠프 팀장으로 일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이후 타이드인스티튜트 창립멤버로 활동하며 참여형 의료 플랫폼인 메디슈머와 시각장애인 교재 개발사인 센시를 공동 창업했고 작년까지 5년여 타이드 상근대표를 했다”며 “기하급수적으로 급변하는 세상에서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대의 화두를 부여잡고 담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볼드스쿨은 타이드의 TEU 혁신교육을 모태로 일론 머스크가 후원하는 ‘애드 아스트라’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구글 등이 후원하는 ‘싱귤래리티대’(10주 풀타임 과정), 혁신 교육가인 바비 드포터의 ‘슈퍼캠프’를 융합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황 교장은 “지구촌과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담한 아이디어를 갖고 파괴적인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1년 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학생들이 첨단기술, 글로벌 챌린지, 기업가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융합 프로그램” 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첨단기술 측면에서 아이디어의 시제품화, 바이오·생명과학 실험, 코딩 능력을 키우고, 글로벌 챌린지에서는 물·식량·에너지 부족과 기후위기 해결 방안을 찾고, 기업가 정신에서는 스타트업 창업, 금융, 마케팅 능력을 함양하게 된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를 탐구해 자동화된 친환경 김 양식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인다든지,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수를 개발한다든지, 물방울 현미경을 개발해 말라리아 진단키트로 활용한다든지 다양한 혁신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장은 “대담한 아이디어가 풍요로운 미래를 만드는데 시대의 문제를 스스로 규정하고 과학기술로 해결책을 탐구할 수 있는 혁신가를 키워야 한다”며 “볼드스쿨은 NASA가 후원하는 청소년 글로벌 창업 경진대회인 ‘한국 콘래드 챌린지’도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깜짝 놀랄만한 ‘문샷(Moonshot)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어려운 목표를 세우고 실현해 나가는 실험실이 바로 볼드스쿨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 대학에서는 SCI 논문 쓰는 것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강해 교수와 대학원생, 대학생 등한테 기업가 정신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라며 “볼드스쿨은 청소년들이 개인과 팀 단위 융합 프로젝트를 통해 대담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훈련을 한다”며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