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文정부 대북정책 맹폭 “지난 4년은 ‘대북 팬데믹’의 시간”

안보·보훈 가치 전면에 내세운 국민의힘
“북한 위협에 맨몸 노출된 최악의 위기”
“국민도 안 맞은 백신 북한 퍼주겠다 해”
G7 관련해 “기발한 포장술”·“가짜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국민의힘은 제 1차 연평해전 승전 22주년이자 6·15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은 15일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가 굴욕적 대북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맹비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정은 독재를 강화시키고 핵과 미사일 개발 능력을 고도화 시켜준 덕에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의 위협 앞에 맨몸으로 노출된 최악의 안보 위기 상황”이라 진단했다. 최근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과 ‘천안함 막말 논란’ 등으로 안보 무능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여당에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오늘은 1차 연평해전 승전기념일이자 6·15 공동선언 21주년이고 내일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폭파한 지 1년 되는 날”이라며 “지난 4년은 문재인식 달빛 정책 탓에 안보 불안만 가중된 ‘대북 팬데믹’의 시간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김정은과 김여정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해도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다. 국민의 자존심이 짓밟혀도 이 정권은 그저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릴까 전전긍긍할 뿐”이라며 “김여정 하명에 대북전단살포처벌법을 만들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또 한번 가짜 평화쇼를 위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당정청은 지난달 28일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한미정상회담 후속 대응과 남북대화 재개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2018년 8월 국회에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제출했으나 비용추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의가 한 차례 미뤄진 적 있다.


김 원내대표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시신을 훼손 당했지만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은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 백신을 북한에 퍼주겠다고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양자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들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지지를 부탁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문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하며 정부의 대북정책이 국제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도 “G7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외교적 관여 등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환영, 그리고 북한이 대화에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성명서 원문이 인쇄된 종이를 들어 보이며 “G7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 대북 제재 완전이행 3종 세트가 다 들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노선 달리 한다는 게 명명백백 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홍보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문구는 단 한 글자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들께서 공동성명 원문을 읽어보시면 정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쏙 빼고 국민들에게 얼마나 기발한 포장술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태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정부가 가짜뉴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희생자 유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질타하며 한편으로는 안보·보훈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정체성 강화에 나섰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는 전날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대전 현충원을 찾고 천안함 46용사 묘역,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 한주호 준위의 묘역,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마린온 순직 장병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한 언급은 많이 했지만, 보훈에 관해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상당히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 역시 “북한에 대한 굴욕적 저자세가 엄중해지는 안보 상황에서 전략적 오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 당이 견제·균형의 역할을 하겠다”며 “제 1, 2 연평해전, 천안함 영웅·생존자들의 명예를 지키고 국가에 대한 헌신이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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