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컨테이너 시황이 상승하면서 해운사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달 흥아해운(003280) 인수를 앞둔 장금상선도 이익창출력 확대에 힘입어 재무부담이 다소 줄었습니다. 장금상선이 21일까지 약 1,000억 원의 인수금을 납부하면 최대주주가 장금상선으로 변경되면서 흥아해운의 워크아웃 절차도 종결됩니다.
흥아해운의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2,523억 원으로 운영차입금 664억 원, 리스부채 1,859억 원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장금상선은 인수대금 뿐만 아니라 흥아해운의 채무재조정 후 차입금(약 1,349억 원)을 모두 떠안게 됩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흥아해운의 자본총계는 약 902억 원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장금상선은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여금과 지급보증 규모가 각각 6,029억 원, 6,872억 원 등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계열의 사업확장이 이어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영업이 중단된 시노코탱커와 장금마리타임의 실적 부진이 큰 탓입니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2,000억 원에 육박합니다.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 1,280억 원의 10배 수준이지요.
그러나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하면서 재무지표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장금상선의 매출 약 40%를 차지하는 동남아 항로의 운임은 과거 140달러 내외였으나 지난해 10월부터 운임이 급등하면서 현재 800~1,000달러 수준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장금상선은 올해 1분기에만 개별기준 1,156억 원의 영업익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한 해 영업이익을 한 분기만에 벌어들인 것이죠. 흥아해운 인수 부담을 충당하고도 추가적인 차입금 감축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탱커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흥아해운의 부활도 기대됩니다. 탱커선은 원유 등을 운반하는 선박을 가리키는데 코로나19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장금상선은 최근 연 5%대 사모채를 리파이낸싱하면서 4.95%로 금리를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대부분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로 자금을 조달했던 작년 하반기와 달리 올해 사모채를 두 차례나 발행하며 현금 확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