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공개적으로 창업자 마윈(馬雲)과 선 긋기에 나섰다.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15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잭(마윈)에게 일어난 일과 우리 사업에 일어난 일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이 부회장은 알리바바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으로, 마윈과 더불어 알리바바 그룹의 종신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날 차이 부회장은 “잭이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다는 생각이 맞는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그는 당신이나 나와 같은 보통의 개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잭은 이런 거대한 크기의 회사를 세웠고 사회에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마윈이 현재 조용히 지내며 자선과 그림 등 취미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 사업은 금융, 반독점 등과 관련된 일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큰 벌금을 내야 했지만 그것은 지나간 일로 우리는 이제 앞을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이 부회장의 이번 인터뷰 발언은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난 창업자 마윈과 알리바바를 분리하려는 시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작년 10월 마윈이 공개 금융 포럼에서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후, 그가 세운 알리바바 그룹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기업 규제 강화 ‘시범 케이스’가 됐다. 알리바바는 이미 지난 4월 당국으로부터 역대 최고액인 3조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 알리바바 그룹을 둘러싼 당국의 압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행 중인 알리바바의 구조조정은 한때 ‘마윈 제국’이라고 불렸던 회사에서 마윈 개인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윈 자신도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지리 정보를 다루는 가오더(高德)지도 지분을 처분하는 등 회사 지배력을 스스로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