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소방관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고 현장에서 숨져있는 딸을 마주하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더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근무 중이던 소방관 애드리안 스미스(47)는 자동차 3중 추돌·전복 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해버포드웨스트와 브로드해븐 사이의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규모가 꽤 컸다. 커브 길에서 미끄러진 차 한 대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전복되면서 뒤따라오던 자동차 두 대와 부딪힌 듯 보였다. 전복된 하얀색 포드 차량은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부상자를 구출하기 위해 전복된 차량의 조수석 쪽 문을 연 애드리안은 의식을 잃은 채 앉아 있는 자신의 딸 엘라(21)를 발견했다. 넋이 나간 애드리안 대신 다른 구급대원들이 나서서 엘라를 차에서 빼냈지만 엘라는 결국 숨을 거뒀다. 애드리안은 멍하니 이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간호학과 실습생이었던 엘라는 사고 발생 불과 몇 시간 전 친구들과 해변에 놀러간다며 부모님께 인사하고 집을 나섰다. 이후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해 숨을 거뒀다. 좀 전까지만 해도 살아있었던 딸이 한순간에 주검으로 돌아오자 애드리안과 그의 아내 마리아는 망연자실했다.
엘라의 가족들은 갑작스런 비보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아버지 애드리안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엘라가 어렸을 적 가족 파티에서 춤추는 사진을 게재하며 세상을 떠난 딸을 그리워했다. 엘라의 친구들도 그의 사망 소식에 “사랑스러운 친구를 잃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애드리안과 아내 마리아는 현재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사고 당시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 두 명과 여성 한 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중이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