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르자…해양플랜트, 미운오리서 백조로

유가 배럴 당 70弗 넘어서면서
중단·지연됐던 해양 개발 재개
대우조선, 2조대 FPSO 계약 등
조선 빅3 프로젝트 발주 이어질듯


저유가와 저가 수주로 국내 조선 업계를 부실의 늪에 빠뜨려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해양플랜트 사업이 유가 상승 기대감에 백조로 변신하고 있다. 브렌트유가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70달러 고지를 넘어서며 그간 중단·지연됐던 해양 개발 프로젝트가 재가동되기 시작해서다.


17일 조선 해양 업계에 따르면 저유가에 위축됐던 해양 개발 사업이 속속 재개되면서 국내 조선 업계가 해양플랜트를 연달아 수주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 들어 해양플랜트 2건을 수주했다. 미얀마 슈웨 가스 승압 플랫폼을 5,000억 원에, 브라질 부지오스 FPSO를 8,500억 원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지난 2016년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사로 인도한 세계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해양플랜트./사진 제공=대우조선해양

조선 업계는 당분간 해양 개발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들어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넘어선 데 이어 일각에서는 1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해양플랜트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조선 빅3는 발주가 예정된 해양플랜트 수주에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이 수주를 따낸 페트로브라스는 FPSO 1기를 추가 발주했는데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입찰 자격을 얻고 수주전을 벌이는 중이다. 삼성중공업(010140)은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아파로(BSWA)의 FPSO 프로젝트 수주를 노린다.


해양 부문은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조선 빅3 실적의 절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4년 미국에서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면서 유가가 떨어지자 조선업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양플랜트를 발주했던 오일 메이저들이 인도를 연기하거나 기존 계약을 취소하면서 수조 원의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4년 이후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사업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며 “하지만 최근 경기회복과 고유가 기대감이 일면서 최악의 국면을 지나 다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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