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기' LH, 경영평가 최하위 피했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D등급
기관장과 임원 성과급 전액 미지급…직원도 전면 보류

LH 진주 본사 사옥앞에 빨간색 신호등이 켜있다. /연합뉴스

‘땅투기’ 논란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영실적 평가결과 ‘D등급(미흡)’을 받았다. 최하위 등급인 E등급(아주 미흡)은 피했지만 기관장과 임원은 성과급을 전액 미지급하고 직원은 수사결과 확정 전까지 성과급 지급을 전면 보류한다.


18일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에 따르면 LH는 D등급을 받았다. 지표별로 윤리경영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았고 리더십, 조직·인사, 재난·안전 등 주요지표에서도 낮은 등급인 D등급을 받았따. 범주별로 보면 ‘주요사업’ 범주에서는 D등급을 받았으니 ‘경영관리’ 범주에서는 C등급(보통)을 받았다. LH 외에도 E등급 또는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우채국물류지원단’, ‘한국보육진흥원’,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 네 개 기관은 기관장 해임건의를 의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에서 “LH는 비위행위의 중대성에 비추어 추가조치방안을 적용한 것”이라며 “지난해 평가 역점방향이었던 공공성·효율성·사회적 가치에 더해 윤리경영평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평가에서 아주미흡 E등급 기관수가 증가하며 2014년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4개 실적부진 기관장들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포함했다”며 “공공기관 윤리경영 관련 평가제도를 대폭 강화하고 공공기관 전반의 공직윤리 강화방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LH 전·현직 직원 10여 명이 올해 2월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내 토지 2만3,000여㎡(약 7,000평)를 신도시 지정 전에 사들였다며 내부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한 시민단체가 투기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직원 15명을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 7일 LH사태의 근원이 “직원들의 윤리의식과 직업의식이 해이해진 데 따른 구조적 문제”라고 결론내리고 불법 투기 방지, 경영 효율성 개선, 조직문화 재정립 등을 골자로 한 LH혁신방안을 내놓았다. LH의 과도한 권한과 특혜를 줄이는 한편 임금 동결, 성과급 환수 등 ‘징벌성’ 대책도 포함됐다. 현 정원의 20%에 해당하는 2,000명 이상을 감축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혁신안의 ‘핵심’으로 꼽혀온 조직개편안은 이번 발표에서 빠져 “맹탕”이라는 비판이 컸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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