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그룹주 시총 증가율 보니] ‘아우 계열사’ 선전에…현대重 33% 늘어 ‘톱’

현대미포조선·현대건설기계 약진 영향
한화 32%·포스코 25%·신세계 19% 順
삼성그룹은 유일하게 -1.2% 역성장
2분기엔 신세계·롯데·포스코 돋보일듯


올 상반기 국내 10대 그룹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호황을 맞은 조선·건설 등 경기민감 업종 계열사들이 약진한 영향이 컸다. 현대중공업그룹을 포함한 각 그룹사들이 몸집을 불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기업은 ‘형님’ 계열사가 아닌 실적 개선세 대비 저평가됐던 ‘아우’ 계열사들이었다. 올 하반기 역시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개선세가 가장 가파를 곳으로는 신세계·롯데·포스코그룹 등이 꼽혔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현대중공업 계열사 6곳의 시가총액 합은 20조 9,258억 원으로 지난 1월 4일(15조 7,697억 원)과 비교해 32.70% 증가했다. 국내 10대 그룹 중 시총 증가율 1위다. 한화그룹은 21조8,000억원(7개 사, 32.56%)으로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따랐다. 포스코(45조7,000억원, 6개 사, 25.72%), 신세계(10조2,000억원, 7개 사, 19.38%), SK(215조원, 20개 사, 19.23%) 등도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삼성그룹은 같은 기간 시총이 699조 233억 원에서 690조 3,566억 원으로 1.24% 감소해 집계 그룹 중 유일하게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시총 상승을 이끈 주역은 현대중공업지주(267250)(5조 7,033억 원)는 시총이 올 초 대비 각각 24.09%, 30.56% 늘어나 계열사 중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이밖에 대부분의 그룹 내에서 ‘대장주’가 아닌 그 외 계열사들의 성적이 빛났다. 한화그룹에서는 그룹 내 1등주인 삼성물산(028260)(-4.17%) 등 주요 그룹사들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66.30%), 제일기획(22.96%)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 상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인플레이션 및 유동성 긴축 우려로 정보기술(IT)·반도체·자동차 등 그룹별 대장주격 업체들이 조정을 받자 그동안 실적 대비 저평가됐던 경기민감 계열사에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룹별로 각 업종들의 이슈가 다양해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투자자들이 작년에 좋지 못했던 경기민감 업종 위주로 관심을 가지고 투자 심리를 개선해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10대 그룹 중 2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성장할 그룹은 신세계·포스코·롯데그룹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195억 원으로 전년 동기(960억 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특히 소비 회복 가속화에 따라 신세계·이마트·신세계인터네셔날 등 유통 업계에 속한 핵심 계열사들이 동반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포스코(POSCO)도 2분기 밀마진(철강 판매가에서 주원료비를 뺀 수치)이 대폭 상승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10대 그룹에 속한 전체 기업들 중 가장 높은 실적 개선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이다.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10억 원으로 전년 동기(14억 원) 대비 5,723.3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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