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대북 지원과 제재 등을 논의했던 협의채널 ‘워킹그룹’이 2년여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남북협력사업에서 미국의 엄격한 잣대가 오히려 교류를 제한한다는 우리 측 지적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외교부는 22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기존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앞으로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 이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측은 워킹그룹 실무 책임자간 협의를 통해 앞으로 남북협력사업 등에 대해 어떻게 조율할지를 논의하기로 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북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 문제 등을 조율하기 위한 협의체로 출범했다. 남북 간 엇박자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오히려 미국의 엄격한 잣대로 대북 지원이 원활하지 못 하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타미플루의 인도적 지원과 관련 남북 간 합의가 끝났는데 미국에서 이를 운반할 트럭의 제재 위반 여부를 따지다 결국 지원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북한도 워킹그룹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바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워킹그룹과 관련 “남측이 스스로 제 목에 걸어놓은 친미사대의 올가미”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인영 장관 역시 워킹그룹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에 따라 전날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의제로 나와 최종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은 미국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