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뱅크가 카카오페이에 앞서 기업공개(IPO)를 한다. 다음 주 공모가를 밝히고 다음 달 수요예측을 하는 일정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지난 4월 2주 차이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누가 먼저 공모주 시장의 문을 두드릴지가 시장의 관심 사안이었는데 카카오는 ‘뱅크→페이’ 순으로 일정을 확정한 것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다음 주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공모가, 공모 규모, 일정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과정으로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기업가치의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신고서 제출 시기는 오는 28일 또는 29일로 압축됐고 마지막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청약 일자만 달리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정확한 증권신고서 제출 시기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공모 일정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순으로 정리됐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4월 15일, 4월 26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누가 먼저 공모 시장에 나설 것이냐는 관심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전략적으로 카카오페이를 먼저 공모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지난 주 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한 카카오뱅크가 즉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중복 청약을 포기하면서 이 같은 전망이 힘을 얻기도 했다.
두 회사는 자율적으로 상장 일정 등을 고민해왔는데 특히 빠른 공모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 자금이 풍부한 데다 두 회사 모두 공모 흥행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먼저 거래소 심사를 통과했고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해 공모에 먼저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 이후 지난해 1,226억 원의 영업이익과 1,13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IB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모회사인 카카오와 별개로 자율적으로 상장 일정을 고민해왔다”면서 “다만 투심 분산을 우려한 상장 주관사들이 공모 일정에 대해 조언했고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카카오뱅크가 먼저 공모 시장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하반기 증시에 입성하면서 최대 주주이자 모 회사인 카카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장외거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40조 원으로 평가하고 카카오 보유 지분(31.8%) 가치를 12조 7,120억 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올해 흑자 전환을 예고하면서 기업가치가 최대 1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지분율은 약 55%다.
한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이후에도 카카오 자회사들의 IPO는 이어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