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급 상당 청와대 청년비서관으로 임명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석은 22일 전파를 탄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어느 날 갑자기 '누구 찬스'를 써서 데려온 게 아니라 박 비서관도 당에서 활동했다"며 "사회적 활동하면서 평가받고 검증받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본인이 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저희가 부탁해서 도와 달라 한 입장"이라면서 "청년비서관이 모든 청년정책을 좌지우지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도 설명했다.
이 수석은 또한 "1급 자리라는 게 공무원으로 치면 20~30년 해야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냐고 하는데 그 말씀도 맞다"면서 "다만 이 자리는 정무직이기 때문에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짧게 하면 한 달, 아무리 길게 해봤재 문재인 대통령 임기 때까지밖에 안 하는 거라 길어도 1년이 채 안 되니 그런 점을 고려해달라"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이 수석은 이번 인사가 '이준석 돌풍'을 의식한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두고는 "(청년비서관 인사 검증이) 시작된 지 따져보면 두 달 즈음 된다"며 "이준석 대표가 제1야당 대표가 될 거라곤 아무도 생각을 안 하고 있을 때였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덧붙여 이 수석은 "처음에는 남녀 공동비서관제를 하려고 했다"면서 "20~30대 남녀 공동으로 해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실험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해보려고 했는데 (적합한) 남성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했다.
더불어 이 수석은 "(박 비서관의 발탁은) 청년문제를 보다 청년의 관점에서 풀어보려는 자세, 그런 의지의 표명이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전적으로 하고 싶은 아이디어, 펼치고 싶은 생각들을 열어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1일 1996년생인 박 비서관을 청년비서관에 내정했다. 전임 김광진 전 비서관보다 15살 아래인 박 비서관은 현 정부 최연소 청와대 비서관이자 유일한 20대 고위 공직자다.
강남대 국문학과를 다니다 자퇴하고 고려대 국문학과에 편입한 그는 민주당 청년대변인으로 일하던 중인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한편 박 비서관 임명을 두고 정치권과 온라인 공간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박 비서관 임명에 '파격'이란 평가를 기대한 것으로 보이지만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는 23일 "이런 식의 인사는 청년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분노만 살 뿐"이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 20대가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인사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허탈해하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보협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청년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석·박사를 취득하더라도 취업의 문을 넘기 어렵다"며 "몇 년을 준비해서 행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근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이번 인사에 성원을 하겠는가, 박탈감을 느끼겠는가"라고 물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