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인 2017년 5월 이후 4년2개월 만에 미국 주간지 ‘타임’의 표지 모델이 됐다. 다만 타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두고 문 대통령과 극명한 시각 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타임이 24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두고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주었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또 문 대통령이 김정은이 자신에게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어야 하며 우리 아이들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주장했다는 언급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평화는 매우 깨지기 쉬운 평화다.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문 대통령이 "김 총비서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이 상호 신뢰로 이어졌다"며 백신 외교를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힐 수단으로 제안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타임은 이 인터뷰와 함께 ‘마지막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7월판 표지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측은 이 표지가 아시아판 등에 실릴 예정으로 파악했다. 타임은 대선 직전인 2017년 5월에도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이 달린 문 대통령의 사진을 아시아판 표지에 게재한 바 있다.
타임은 다만 문 대통령의 김정은 평가 직후 김정은이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하고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만 시간과 노력을 쏟은 나머지 사람들의 지지를 잃었다고도 평가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비리, 성희롱에 따른 유명인의 연쇄 자살, 저조한 백신 접종 등도 문 대통령 지지율 급락 요인으로 봤다. 김 총비서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 대통령이 미국 편에 서자 배신감을 느껴 우리 정부와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는 북한 고위 관료 출신 탈북자의 말도 옮겼다.
타임은 또 관여, 협상, 도발, 관계 소원, 화해라는 남북관계의 반복되는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관해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지 않다고 짚었다. 다음 번에 관계 개선을 위한 또 다른 시도를 하더라도 ‘권태 섞인 한숨’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