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중미통합체제(SICA) 회원국 8개국 정상 및 사무총장과 화상 정상회의를 갖고 포괄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한국과 SICA는 코로나 위기에서도 방역 물품과 경험을 나누며 연대와 협력을 실천했다”며 “한국과 SICA 간에 포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ICA는 중미 지역 통합·발전을 목표로 지난 1991년 발족한 지역 기구다.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니카라과, 벨리즈 등 8개국으로 구성됐다. SICA는 미주 지역의 교역·물류 중심지로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이기도 하다.

한·SICA 정상회의는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우리 정부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중미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판단해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ICA 회원국 정상들에게 인적 교류의 확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한·SICA 협력기금 재조성 추진을 비롯해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을 통해 중남미 경제안정에도 기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SICA 회원국 정상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 직후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기후변화와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과테말라 등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가입 의사를 환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의장국인 코스타리카의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참여가 큰 영광"이라며 "조만간 코스타리카와 중미를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SICA 정상들도 경제협력 등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 방역 지원과 허리케인 피배복구를 위한 인도적 지원에 사의를 표한다”며 “SICA는 한국의 혁신을 배워야 하며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브리세뇨 벨리즈 총리 역시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지속가능한 포용적 회복 방안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꼬르띠소 파나마 대통령은 “한국은 파나마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코로나19 회복을 통해 공정하고 평등한 포용적 사회 건설이 필요한만큼 친환경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의 외교 외연을 중남미 지역으로 확장하게 됐다”며 “또 SICA 회원국들과 실질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중미 시장에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