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리핑] 여성복 매각 카드 접은 이랜드월드…단기성 차입 확대

이달 1년 만기 CP 110억 원 발행
여성복 매각 철회 이후 유동성 확보 분주
이랜드리테일 실적 개선 쌍끌이..1분기 흑자전환


이랜드월드가 단기자금시장을 찾아 1년 만기 CP(기업어음)을 잇따라 발행했습니다. 이달에만 11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운전자금 소요와 차입금 상환에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3,700억 원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회사의 주요 사업인 패션 사업 실적이 크게 떨어진 것이지요. 회사는 올해 초 미쏘와 로엠 등 여성복 사업부를 매각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랜드리테일 물류센터 등 그룹의 알짜배기 자산들을 처분하며 재무 부담을 덜어내고 있습니다.


올해들어 중국 패션과 뉴발란스의 실적이 상승하면서 이랜드리테일을 중심으로 매출이 개선되고 있지만 관계회사인 이랜드파크, 이랜드이츠 등의 수익성 회복이 늦어지면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특히 추후 유통 대기업들의 아울렛사업 확대와 온라인 소비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코로나19 여파 이전으로 돌아가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총차입금은 연결 기준 4조6,200억 원으로 3년 전 3조7,000억 원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은 -1,439억 원으로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부터 단기 차입을 크게 늘렸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2조4,400억 원에 육박합니다.


이같은 단기성 차입은 올해 상반기처럼 유동성이 넘쳐나는 시장에서는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추후 금리 상승이나 자금 경색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시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의 경우에도 위기의 전조는 대부분 단기자금시장에서 시작됐지요. 단기성 자금으로 연명하다가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회사는 최근 론칭한 온라인 플랫폼 '콸콸' 등을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미 1분기부터 뉴발란스 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실적이 반등하고 있어 차입금 등 재무 관리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202억 원으로 전년 27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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