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권순우(71위·당진시청)가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 진출했다.
권순우는 2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다니엘 마주어(222위·독일)에게 3 대 1(6 대 7<2 대 7> 6 대 3 6 대 4 6 대 4) 역전승을 거뒀다.
이달 초 끝난 프랑스오픈에서 3회전(32강)까지 올랐던 권순우는 윔블던에서는 개인 첫 승을 따냈다. 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약 1억 1,000만 원을 확보한 그는 2회전에서 도미니크 쾨퍼(62위·독일)를 상대한다.
권순우는 또 이날 승리로 2020년 3월에 기록한 자신의 역대 최고 랭킹 69위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2017년 예선 1회전, 2019년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던 권순우는 윔블던 잔디 코트에서 처음 이겼다. 그는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호주오픈에서만 단식 본선 승리가 없다. 프랑스오픈에서 올해 3회전까지 진출했고, 지난해 US오픈과 올해 윔블던에서 2회전에 올랐다.
권순우는 원래 1회전 경기를 28일에 끝내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28일 경기가 우천으로 지연된 끝에 1세트만 마치고 이날로 미뤄졌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패하고 2세트부터 재개된 이날 경기에서 권순우는 2, 3세트를 연달아 따내 분위기를 바꿨고 4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2 대 0 리드를 잡았다. 이때 다시 경기가 비로 중단됐고, 약 4시간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 권순우는 결국 4세트에서 '1박 2일 매치' 승리를 확정했다.
권순우는 이날 서브 에이스 14개를 꽂았고, 공격 성공 횟수에서도 41 대 33으로 우위를 보였다. 범실은 34 대 48로 마주어가 더 많았다.
권순우의 2회전 상대 쾨퍼는 전날 라일리 오펠카(32위·미국)를 3 대 0으로 완파한 선수다. 1994년생으로 권순우보다 3살 많고, 키는 두 선수가 모두 180㎝로 같다. 왼손잡이 쾨퍼는 올해 5월 50위가 개인 최고 랭킹이며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9년 US오픈 16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