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은 1일 “수신료 조정안에 담긴 경영투명성과 시청자 참여 확대, 공정한 뉴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재난방송 모두 제대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이날 여의도 KBS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KBS 이사회에서 KBS TV 수신료 조정안이 통과된 데 대해 이같이 약속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KBS 이사회는 KBS TV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1,300원 많은 3,800원으로 올리는 안을 의결했다. 이 조정안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국회에서 확정하게 된다.
양 사장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상황에 꼭 지금 인상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우리도 고민이 많았지만 마냥 미룰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비롯해 다양한 재난재해를 겪으며 공영방송의 공적 정보 전달 기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거대 상업미디어의 확장 속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 등 공적 가치가 위협받는 상황도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수신료 인상 시기에 대해선 방통위와 국회의 승인 과정을 거치면서 적절한 시점에 합리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사장은 KBS의 공정성과 방만경영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며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KBS는 한때 정치권력에 휘둘린 적도 있었고, 때로는 자본의 힘을 의식해 제 길을 가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이 점 인정하고 성찰한다”면서 “그래서 이번 수신료 조정안에는 뉴스에 대한 시청자의 관여 확대, 팩트체크 강화, 뉴스의 출처와 근거 공개 제도, 기자들에 대한 저널리즘 교육 강화 등 방안을 담았다”고 했다.
KBS 경영에 대해서는 “최근 수년간 임금을 사실상 동결 수준으로 억제했고, 고강도 예산 긴축으로 연 1,500억~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앞으로 5년간 900여 명의 인력을 더 줄여 인건비 2,600억원을 절감하겠다. 콘텐츠 수입 확대 등으로 2,000억원의 부가 수입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신료 인상을 하면 당장 무엇이 바뀌느냐’는 시청자의 물음에 양 사장은 “당장 모든 게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시청자가 원하고 기대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신료 조정안은 국민 참여로 성안되고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는 KBS가 공영방송으로 출범한 지 48년 되는 해다. 2023년에는 50년이 되고, 2027년이면 대한민국 방송 100년의 역사가 형성된다. KBS의 미래와 공영방송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답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