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고평가됐다’는 정부의 잇따른 경고에도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집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지난주 0.35%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수도권 시장이 이번주에도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한 것이다. 특히 인천의 경우 9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이번주 전국·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모두 전주와 동일한 수치를 유지했다. 서울도 전주와 동일한 0.12%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으며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매수세는 축소됐지만 규제 완화 기대지역 등의 호가가 높게 유지됐다는 분석이다.
25개 자치구 중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은 노원구(0.26%)로, 중계동과 상계동 재건축을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도 여전하다. 서초구(0.17%)는 반포동과 서초동 재건축을 중심으로, 강남구(0.15%)는 개포동과 대치동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한편 인천은 지난주 0.48%에서 이번주 0.57%로 상승률이 껑충 뛰었다. 9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의 수혜를 입었을 뿐 아니라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탈(脫)서울’ 수요가 유입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특히 연수구(0.74%)와 미추홀구(0.71%) 등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경기는 전주보다 소폭 줄어든 0.43%를 기록했다. 안양 동안구(0.99%)는 역세권과 호계동 위주로, 오산(0.96%)은 내삼미동과 부산동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5대광역시의 상승률은 0.22%로 집계됐다. 부산(0.33%)은 반여동 대단지와 정주여건이 좋은 우·좌동 구축 위주로 올랐고, 사하구(0.39%)에서는 장림동과 다대동의 공시가격 1억원 미만 구축 단지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며 가격이 올랐다.
전세도 전주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했다. 전국(0.17%), 수도권(0.20%)은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을 기록했고, 서울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오른 0.10%로 나타났다. 특히 반포 1·2·4주구와 반포3주구, 그리고 노량진 뉴타운 6구역 등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인천은 지난주 0.41%보다 소폭 오른 0.44%만큼 전세가가 올랐다. 경기는 0.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흥(0.66%)은 역세권 인근 단지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형을 위주로 가격이 올랐고, 오산(0.57%)도 교통 및 학군이 우수한 금암동과 세교동 위주로 상승세가 포착됐다. 한편 세종(-0.01%)은 계절적 비수기와 더불어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전세가 변동률이 꾸준히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