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가수] 2PM is 2PM, 짐승돌이 '관록'을 입었다

2PM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두가 기다렸던 2PM의 집들이 문이 활짝 열렸다. 멤버 전원이 30대가 되고 처음 발표하는 앨범은 ‘어른 섹시’의 정석 ‘우리집’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동작은 더 절제됐지만 원숙한 섹시미가 넘쳐흘렀다. 여유가 더해진 14년 차 레전드 아이돌은 달라도 정말 달랐다.


2PM(준케이, 닉쿤, 택연, 우영, 준호, 찬성)은 지난달 28일 정규 7집 '머스트(MUST)'를 발매했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마치고 5년 만에 발표하는 완전체 앨범이다. 2015년 발표한 '우리집'이 역주행한 이후로 선보이는 앨범이라 팬들의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


‘머스트’는 2PM의 본질에 가까워진 앨범이다. 제목 그대로 꼭 들어야만 하는 2PM의 진심으로 가득 찼다. 오랜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레전드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준케이, 우영, 택연이 10곡의 수록곡 중에 7곡의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더 진해진 2PM의 음악적 색깔을 덧입혔다. 30대에 보여줄 수 있는 짙은 감성과 세련된 멜로디가 돋보이는 음악들로 앨범의 결을 만들었다.


우영의 자작곡인 타이틀곡 ‘해야 해’는 ‘어른 섹시’의 끝판왕이다. 매혹적인 멜로디에 멤버들이 눈빛만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극대화한 곡이다. 절제된 섹시미가 포인트인 ‘우리집’의 연장선상이다. 이 곡은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끌림을 느낀 그녀를 마주하고, 지금 꼭 하고 싶고 해내야만 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들은 호소력 깊은 목소리보다는 말하는 듯한 창법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퍼포먼스는 ‘우리집’의 업그레이드판이다. 30대 멤버들의 관록과 14년 차 아이돌의 완숙미가 느껴진다. ‘우리집’ 하이라이트에서 상대방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가는 동작으로 K팝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던 것처럼, ‘해야 해’ 하이라이트 부분도 다른 구간보다 동작이 제일 적지만 임팩트가 강하다. 소매를 걷으면서 걸어오거나, 삼각 대형으로 우두커니 서서 눈빛만 발사하기도 하고, 그냥 걷기만 하기도 하지만 어떤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강렬하다.



/ 사진=2PM '해야 해' 뮤직비디오 캡처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에는 2PM의 매력이 응축됐다. 운석이 떨어져 건물이 무너지고 세상이 폭파되는 와중에도 멤버들은 아랑곳하지 하고 한 여성에게만 시선이 꽂혔다. 어떠한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후회하지 않도록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요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 아름다운 그녀만 보이고,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시작한다. 묘한 감정이 오가는 장면은 2PM의 은근한 섹시미를 어필한다. 군무신에서도 느껴지는 여유로움과 절제된 표정이 압권이다.


올해 데뷔 14년 차를 맞은 2PM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한 가지 콘셉트를 고수하기보다 때마다 그 시기에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선 덕분이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나이로 데뷔한 이들은 데뷔곡 ‘10점 만점에 10점’으로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다. ‘하트 비트(Heartbeat)’부터 짐승돌 이미지까지 더해져 패기로 가득 찬 20대를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이후 ‘핸즈 업(Hands Up)’, ‘미친 거 아니야?’ 등으로 자유분방하고 밝은 이미지로 변화를 주고, ‘하.니.뿐.’, ‘우리집’으로 풋풋한 섹시미를 보여줬다. 근육질 몸매를 뽐내면서 옷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거나, 날아다니면서 인간 탑까지 쌓던 멤버들은 30대가 된 현재, 최소한의 움직임과 노출로 원숙미를 표현하고 있다.



2PM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PM의 이번 컴백은 수많은 남자 아이돌 그룹에게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기 하지만, 멤버 전원이 긴 공백기를 마치고 완전체로 모인 사례는 손에 꼽힌다. 하이라이트, 샤이니에 이어 선례를 남기게 된 2PM의 상황은 조금 특별했다. 택연은 2018년 JYP와 전속계약을 마무리하고 배우 전문 소속사로 이적해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태국 국적인 닉쿤은 군 복무를 하지 않아 멤버들과는 다른 상황이었다. 또 멤버들마다 군 복무 시기도 달라 저마다 개인 활동에 열중하는 시기였다. 이런 2PM이 긴 공백기에도 다시 모일 수 있었던 이유는 “멤버들끼리 놓지 않는 끈끈함” 그리고 “그룹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말한다.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2PM은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다년간 쌓아온 노련미와 성숙함이 있고, 과거로만 남지 않을 새로움이 있다. 현역 그룹으로 또 다른 레전드를 남길 2PM에 대한 기대는 계속 커져 가고 있다.


“‘짐승돌’이라는 수식어도 물론 마음에 들지만, 팬들이 우리를 멋있게 봐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나온 단어이지 우리 스스로 만든 단어는 아니었거든요. 우리가 수식어를 붙인다면 2PM은 그냥 2PM이에요. 항상 열심히, 겸손하게 최대한 멋진 아티스트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2PM is 2PM’이 제일 알맞다고 생각합니다.”(6월 28일 ‘머스트’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2PM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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