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신규 확진자 1,000명 돌파 등 4차 대유행으로 올해 상반기 소비 심리 회복과 여름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던 유통 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대형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 등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지난해 덮쳤던 ‘셧다운 공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유통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비롯한 서울 내 주요 매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련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총 48명으로 집계됐다. 역학조사 결과 일부 종사자가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창고나 탈의실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홈페이지에 7일과 8일 이틀 임시 휴점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도 지난 6일 매장 직원 1명이 확진돼 당일 매장을 닫았다. 이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40여 명의 검사 결과가 ‘전원 음성’으로 나오면서 현재는 정상 운영 중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도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4명 발생했다. 이에 이마트는 5일 본사를 임시 폐쇄하고, 방역과 함께 전 직원 검사를 시행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2일 식품 매장과 계산대에서 각각 근무한 직원 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매장 영업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최근 백신 보급과 보복 소비 효과 등으로 대규모 마케팅이나 매출 증진을 기대했던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코로나19 재확산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6으로 집계됐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태별로 백화점의 RBSI가 96에서 107로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하며 이 같은 기대감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휴가철인 7~8월은 유통 업계에서 대목으로 꼽혀왔는데 국내 여행이나 숙박 시설을 비롯해 수영복, 캠핑 용품 등 연관 상품의 매출도 부진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백신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러 프로모션을 준비했는데 감염이 다시 확산하면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회복세를 타기는커녕 지난해 타격이 다시 재연될 것 같다”고 말했다.